【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 총괄(border czar)’ 톰 호먼이 미네소타로 향한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에 의해 시민이 사망한 사건이 잇따르면서 현장 지휘 체계를 재정비하려는 조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톰은 강경하지만 공정한 인물이며, 나에게 직접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도 같은 날 호먼이 미네소타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현장 작전을 관리하게 된다고 확인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별도 SNS 글을 통해 “호먼이 미네소타에서 진행 중인 사기 사건 수사 책임자들과도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 조치는 미네소타 현지의 긴장이 한계치로 치닫는 상황에서 나왔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연방 요원과의 충돌 과정에서 미국 시민 2명이 총격으로 숨졌다. 사건 이후 대규모 시위가 확산됐고, 민주당은 ICE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반면 기업인들은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한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먼이 그동안 미네소타 업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최근 몇 주 동안 현지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추방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 수천 명의 연방 요원이 투입된 상태다. 이번 총괄 지휘권 부여는 사실상 현장 통제 강화를 의미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결정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DHS) 장관을 향한 압박과도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사태 대응과 발언을 둘러싸고 놈 장관과 행정부 관계자들은 비판에 직면해 왔다. 비판은 민주당뿐 아니라 총기 권리 단체와 일부 보수층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폭스뉴스는 25일(현지시간) “이민 단속에 관여한 일부 고위 당국자들이 최근 총격 사건 이후 DHS가 내세운 주장과 서사에 대해 점점 더 불편함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지난달 놈 장관과 호먼이 긴장된 업무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두 사람을 모두 공개적으로 치켜세웠다.
놈 장관은 X(옛 트위터)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미니애폴리스의 평화, 안전, 책임성에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년간 호먼과 긴밀히 일해왔고, 그는 우리 팀에 큰 자산이었다”며 “광범위한 사기 수사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미니애폴리스 거리에서 공공 안전을 위협하는 폭력 범죄 불법체류자들을 더 많이 제거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놈 장관은 또 “공공 안전 임무를 위해 미네소타 지도부가 주정부 및 지방정부와의 협력을 허용해주길 촉구한다”고 했다.
이번 파문을 키운 것은 연방 요원에 의한 두 건의 사망 사건이다. 1월 7일에는 세 자녀를 둔 37세 여성 르네 니콜 굿이 ICE 요원 조너선 로스의 총격으로 숨졌다. 당시 그는 다른 요원이 차량에서 내리라고 지시한 뒤 SUV를 운전해 출발하려던 상황이었다. 25일에는 미니애폴리스 중환자실(ICU) 간호사였던 37세 알렉스 프레티가 연방 요원들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두 사건 모두 대낮에 목격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벌어졌고, 여러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이 공개됐다. 이민 단속 요원들의 현장 전술과 훈련 방식에 대한 검증 요구가 폭발적으로 커진 이유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잇따라 요원들의 대응이 정당했다고 옹호했지만, 이후 분석에서는 당시 상황을 설명한 일부 주장들이 영상과 엇갈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프레티 사건의 경우 국토안보부는 “그가 권총을 들고 국경순찰대 요원에게 접근했고, 무장을 해제하려 하자 격렬히 저항했다”고 주장했다. 놈 장관도 같은 내용의 입장을 내놨다. 그레그 보비노 국경순찰대 ‘전담 지휘관’은 프레티가 법 집행 기관을 “학살하려 했을 수도 있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그러나 공개된 영상에는 프레티가 충돌이 시작될 때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장면에서는 총격이 있기 전에 한 요원이 프레티의 몸에서 무기를 꺼내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에서 프레티가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유했고 휴대 허가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로부터 “프레티를 총격한 것이 옳았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으나 직접 답변은 피했다. 그는 “모든 것을 살펴보고 있으며, 검토한 뒤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