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 대표팀 '제다 쇼크' 긴급 진단
베트남전 패배는 단순한 어닝 쇼크 아닌 '펀더멘탈 붕괴' 신호
베트남전 패배는 단순한 어닝 쇼크 아닌 '펀더멘탈 붕괴' 신호
[파이낸셜뉴스] 주식 시장에서 가장 치욕적인 순간은 언제일까. 하한가를 맞았을 때? 아니다. 듣도 보도 못한 '동전주(저가 주식)'에게 시가총액이 밀렸을 때다.
한국 U-23 축구 대표팀이 아시안컵 3·4위전에서 베트남에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역사상 첫 베트남전 패배. 이것은 단순한 1패가 아니다.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우량주의 자존심이 '동남아의 쌀국수'에 먹힌 날이다.
종토방(축구 커뮤니티)은 이미 패닉 셀(투매) 상태다. "이민성 감독 경질하라"는 성토가 쏟아진다. 과연 지금 한국 축구는 '일시적 조정'인가, 아니면 '구조적 몰락'인가. [김부장 vs 이사원]이 긴급 회동했다.
# 1월 27일(화) 오전 9시, 장 시작과 동시에 아수라장이 된 사무실
김 부장: (새빨개진 얼굴로 모니터를 가리키며) "야! 이 사원! 이게 말이 되냐? 우리가 베트남한테 졌어! 베트남한테! 이건 뭐 삼성전자가 구멍가게한테 M&A 당한 꼴 아니냐? 나 어제 새벽까지 보다가 혈압 터져 죽는 줄 알았다. 이민성 감독,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이 사원: (차트를 보며 냉정하게) "부장님, 진정하세요. 주식으로 치면 이건 예고된 '어닝 쇼크(실적 충격)'였습니다. 솔직히 이번 대회 내내 경기력 보셨잖아요? 꾸역승(운)으로 버티다가, 결국 '거품'이 터진 겁니다. 베트남전 패배요? 차트상으로는 이미 '데드크로스(추세 하락)' 발생한 지 오랩니다."
김 부장: "아니 그래도... 4강까지 갔잖아. 황선홍 때는 8강에서 떨어졌는데, 기록만 보면 이민성호가 더 나은 거 아니냐?"
이 사원: "부장님, 그게 전형적인 '재무제표의 함정'입니다. 황선홍 전 대표(감독) 때는 그래도 AG 금도 전승으로 땄고, 일본 잡고 조 1위 했습니다. 펀더멘탈(경기력)은 지금보다 훨씬 나았어요. 단지 인도네시아전에서 퇴장 악재 겹쳐서 큰 사고가 난거죠. 근데 이민성 호는 어떻습니까? 판다컵서 사우디, 중국한테 지고 이번 대회서 우즈벡, 일본한테 지고, 베트남한테도 쩔쩔매고... 이건 '부실 경영'입니다. 4강이라는 숫자에 속아서 '매수'하시면 골로 갑니다."
김 부장: "하... 듣고 보니 그렇네. 야, 그럼 이제 어떡하냐? 9월에 아시안게임 있잖아. 거기서 금메달 못 따면 애들 군대 가야 되는데?"
이 사원: "지금 이대로 가면 아시안게임은 '상장 폐지' 확정입니다. 경쟁사 일본은 연일 신고가 갱신 중인데, 우리는 중국, 베트남 같은 '동전주'들한테도 밀리고 있어요. 지금이라도 경영진(감독) 교체 공시 띄우고, 비상경영 체제 선포해야 합니다. 골든타임 8개월 남았습니다. 지금 구조조정 안 하면, 9월에는 진짜 '깡통' 찹니다."
김 부장: "야... 무섭다 무서워. 축구협회는 뭐 하냐? 빨리 주주총회 소집 안 하고?"
이 사원: "협회요? 지금 '존버' 타고 있겠죠. '믿고 기다려달라'면서요. 근데 부장님, 주식 시장에서 제일 나쁜 말이 뭔지 아세요? '언젠가는 오르겠지' 하는 막연한 희망 고문입니다. 지금은 과감한 '손절'과 '교체 매매'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자의 공시(公示)]
주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전임 황선홍 감독 시절의 '8강 탈락'이 불운에 의한 일시적 하락이었다면, 이민성 감독의 '4강 진출'은 운에 기댄 '기술적 반등'에 불과했다. 베트남전 패배는 한국 축구에 울린 '마진콜(증거금 부족)' 경보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9월 아시안게임이라는 거대한 만기일이 다가오고 있다. 지금 필요한 건 '믿음'이 아니라 냉혹한 '결단'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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