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제동'에
李대통령 국무회의에 특사경 도입 확대 안건
"인지수사 왜 못하게 하나, 금감원 특사경만 검사 승인받는 것 부당"
李대통령 국무회의에 특사경 도입 확대 안건
"인지수사 왜 못하게 하나, 금감원 특사경만 검사 승인받는 것 부당"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금융감독원의 특별사법경찰이 인지수사를 못하게 막아둔데 대해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가 금감원의 특사경 확대와 인지수사권 부여에 권한 남용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금감원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특사경 도입 확대 논의'를 안건으로 올렸다.
이 대통령은 "주요한 범법 행위가 있다면 그것은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도 (이론적으로는) 현행법 체포를 할 수 있다"며 "공무를 위임받은 준공무기관이 불법을 교정하는데 굳이 검사만 승인할 수 있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현재 금감원 특사경은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범죄 가운데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은 사건'에 대해서만 수사를 개시·진행하도록 권한이 제한돼 있다.
이 대통령은 특사경 도입을 추진 중인 건강보험공단, 한국인터넷진흥원을 언급하면서 "일률적으로 하자. 어차피 필요해서 (특사경을 도입)하는 것이고, 금감원에 대해서만 검사 승인을 받도록 제한하는 것은 부당한 것 같다"고 사실상 금감원의 민생 특사경으로 권한 확대와 인지수사권 부여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이 금감원 특사경을 직접 챙기는 이유는 경기도지사 시절 특사경을 운영하면서 성과를 낸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경기도가 검거한 불법 대부업자 중 최고이자율이 3만1000%에 달하는 사례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시 경기도 특사경은 20개 팀으로, 수사직무를 5차례에 걸쳐 108개까지 확대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업무보고에 이어 특사경 인지수사권 문제까지 직접 챙기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의 협의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최근 특사경 직무 범위를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서 민생금융범죄를 넘어 일반기업의 회계감리, 금융사 검사까지 넓히고 인지수사권도 받아야 한다고 보고했고, 금융위는 "선을 넘었다"며 제동을 건 상황이다.
다른 정부 부처에서도 민간기구인 금감원에 수사권을 주는데 대해 공권력 오남용 우려를 이유로 신중론을 제기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수사권을 주는 것은 궁극적으로 강제수사를 동반할 수밖에 없고, 금감원은 영장 없는 계좌추적권 등 이미 많은 권한이 있다"며 "금감원이 수사를 시작한다고 할 때 외부에 알려지면 자본시장 영향도 매우 크다"고 짚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금감원은 민간인 조직이라 2015년 특사경 제도가 도입될 때도 여러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금융위는 대통령의 지시에 맞춰 금감원 특사경에 인지수사권 부여와 통제장치 등을 준비할 계획이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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