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하루만에 관세 인상에서 한 발 물러선 트럼프 "한국과 협의해 해결”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28 09:38

수정 2026.01.28 10:47

2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린원 헬기 탑승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린원 헬기 탑승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에서 한 발 물러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계획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밝힌 이후 처음으로 관련 입장을 내놓고 “한국과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배경으로 쿠팡 등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 내 차별 문제를 거론한 외신 보도도 있었지만, 백악관은 “다른 사안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이오와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한국 국회의 대미 투자 특별법 통과 지연을 문제 삼으며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4월부터 무역 협상을 진행해 같은 해 10월 경주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도달했다. 한국은 미국에 3500억달러(약 508조원)를 투자하는 대신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 인하를 약속받았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1월 26일 국회에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고, 미국은 같은 해 12월 4일 관보 게재와 함께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소급 인하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관세 인상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내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와 조사 움직임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WSJ는 특히 쿠팡을 둘러싼 한국 내 조사와 입법 논의가 미 행정부와 의회의 우려를 키웠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JD 밴스 부통령은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회동에서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들이 한국에서 규제나 조사 과정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통령실은 해당 회동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이러한 논의는 한미 통상 갈등이 고조되기 직전에 이뤄졌다.

김 총리는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쿠팡 문제와 관련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설명했다”며 “밴스 부통령은 이 문제가 양국 정부 간 오해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쿠팡을 대상으로 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국회와 당국의 조사 및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이다. 쿠팡은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한 이후 미국 기업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매출 대부분은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국 기술 기업 규제를 둘러싼 이견은 이미 한미 무역 합의 이행 과정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해 12월 한국의 디지털 규제와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조치를 문제 삼아 한국 정부와 예정됐던 회의를 취소했다.

WSJ는 또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대우, 한국 정부의 특정 정책 대응 등을 둘러싼 불만이 미 행정부 내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 커지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러한 해석을 부인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관세를 인하했지만, 한국은 합의에서 약속한 부분을 이행하는 데 충분한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며 “기술 규제나 다른 현안은 이번 결정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한국 기자들의 질의에도 “한국이 관세 인하의 대가로 합의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