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中은 호상일 때 핑크리본"…"친중 정부답다" 제기
중국 현지인 "한국처럼 중국도 하얀색 리본에 검은색 완장"
핑크리본 정체…인천공항공사 배포하는 외부인 출입 비표
중국 현지인 "한국처럼 중국도 하얀색 리본에 검은색 완장"
핑크리본 정체…인천공항공사 배포하는 외부인 출입 비표
[파이낸셜뉴스] 베트남 출장 중 별세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시신이 지난 27일 아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돌아왔다.
이 전 총리의 장례는 한국 도착과 함께 31일까지 닷새간 기관·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온라인엔 불편한 의혹이 제기됐다.
고인, '핑크리본' 달고 영접
이 전 총리의 시신은 지난 27일 대통령 정무특보인 조정식 민주당 의원과 이해찬계 의원 등과 함께 베트남을 출발해 한국에 도착했다. 이 전 총리의 시신이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육·해·공군 의장대가 약식 추모식을 열었다.
공항에서는 상임 장례위원장인 김민석 국무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 민주당 정청래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가 고인을 영접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도 공항을 찾아 고인의 추모식을 지켜봤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 이언주, 황명선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도 공항을 찾아 고인을 맞았다.
문제가 된 건 고인을 맞이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찾은 이들의 가슴에 달린 '리본'이었다. 모두 분홍색의 리본을 달고 있었다.
'핑크리본=中 장례문화', "민주당답다" 논란
분홍리본 논란은 언론에 추모식 모습이 공개된 뒤 불거졌다.
일부 언론은 "이 전 총리의 영정을 따라 유가족을 비롯해 김민석 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대표 등이 가슴에 분홍색 추모 리본을 달고 침통한 표정으로 운구 절차를 지켜봤다"고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엔 "이해찬 장례식 분홍리본 정체 민주당은 중국인 확실", "이해찬 장례식 분홍리본 단 거 봤나. 중국인들이 정권잡은 게 확실하다" 등의 제목으로 의혹을 제기하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반미(反美)·친중(親中)'으로 연결하는 근거로 삼았다.
유튜브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는 내용을 정리한 숏폼이 올라오기도 했다.
'분홍리본의 정체?'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선 "이해찬 추모식에 갑자기 나온 분홍리본의 정체. 추모에 참여한 여권 인사들이 모두 분홍리본을 달고 있었다"며 운을 뗀 뒤 "유방암 관련 행사도 아닌데 왜 분홍리본을 달고 나온 걸까"라고 물었다.
이어 영상은 "온라인에서 매우 흥미로운 해석이 제기됐다"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내용을 전달했다.
영상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고령의 나이로 자연스럽게 세상을 떠난 경우 희상(喜喪)이라고 한다. 희상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일반 장례와 달리 분홍리본을 사용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영상은 "이번 추모 방식이 중국 전통 장례 문화인 희상과 닮아 있다는 해석"이라며 "왜 한국 정치인의 추모에서 중국식 장례 상징이 등장한 걸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마무리한다.
이재명 정부의 '반미·친중'을 주장하는 이들은 이 영상에 뜨겁게 반응했다.
"이건 간첩을 떠나서 민족을 부정하는 것", "비행기도 대한항공 타지 말고 에어차이나 타고 오지 그랬냐" 등 수위 높은 비난 댓글이 달렸다. 고인에 대한 예우는 없었다.
인천공항 "추모리본 아닌 방문객 '비표'"
사실 확인을 위해 중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에게 '희상' 풍습을 물었다. 공통적인 답변은 한국의 호상과 비슷한 뜻의 희상이라는 용어가 있지만, 분홍리본이라는 문화는 접해본 적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베이징에서 한국의 대기업 지사에 근무하는 현지인은 "희상이라는 게 있다. 한국에서 고령의 어르신이 돌아가시면 호상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면서 "희상이라고 핑크색 리본 같은 걸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일부 소수민족 지역의 문화라는 걸 들은 적은 있지만, 본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업의 상하이 지사에서 일하는 중국인도 "중국과 한국의 장례 문화는 비슷한 게 많다"면서 "머리엔 하얀색 리본, 팔에는 검은색 완장을 찬다"고 전했다.
실제 언론에 공개된 당시 이 전 총리의 추모식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 가슴에 달린 리본은 추모리본이 아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로고와 함께 '행사'라는 굵은 글씨가 인쇄돼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도 "특별한 표식이 아니다. '인천국제공항 보호구역 출입증규정'에 따라 발급하는 출입 비표"라고 확인했다.
인천공항의 출입증규정은 '항공보안법', '국가항공보안계획', '보안업무규정'과 '국가보안시설 및 보호장비 관리지침' 등에 따라 세부사항을 만들었다.
추모식 참석자들이 부착한 비표는 제30조(인원임시출입증) "인원 임시출입증은 상주임시출입증, 비상주임시출입증, 순찰출입증 및 비표로 구분되며 업무상 보호구역 출입이 필요하다고 사장이 인정하거나, 위원회 또는 합동회의에서 승인한 자에 대하여 발급한다"는 내용에 따라 제공됐다.
이들은 제30조 1항 "신원조사 완료된 자가 국가 행사 및 비상사태 지원 등의 목적으로 보호구역 출입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됐다. 착용한 비표 속 '행사'라는 문구 사이 하얀색 원에는 이 전 총리의 시신을 맞이한 날의 날짜가 표기된 직인이 찍혀 있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에서 보호구역을 가려면 출입증을 받아야 하는데 비상주 인원의 경우 출입 비표를 발급받은 승인된 인원들만 출입할 수 있다"면서 "분홍색 비표는 예전부터 사용했다. 보안상 여러 색깔의 비표를 가지고 있고 번갈아가며 사용한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가 공동 주관하는 이 전 총리의 장례는 31일까지 닷새간 기관·사회장으로 엄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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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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