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수제맥주 거품 꺼지나…회생법원 문 두드리는 K브루어리들

뉴시스

입력 2026.01.28 11:20

수정 2026.01.28 11:20

회생법원,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회생 절차 폐지 결정 세븐브로이·와이브루어리도 회생 절차 진행 중 트렌드 변화에 따른 시장 축소로 부진한 실적 지속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수제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2023.04.2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수제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2023.04.2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주류 트렌드의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제맥주 업체들이 잇따라 기업회생 신청을 신청하고 있다.

최근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지 못해 법원이 회생절차를 폐지하면서 파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3일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 대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렸다. 회생계획안을 법원이 정한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한 데 따른 조치다.

서울회생법원은 "법원이 정한 기간 또는 연장한 기간 안에 회생계획안의 제출이 없으므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86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회생 절차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회생절차 폐지는 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거나 절차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내려지는 조치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86조 제1항 제1호는 법원이 정한 기간 안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지 않거나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의 심리·결의에 부칠 만한 내용이 되지 못할 경우 회생 절차를 폐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2016년 설립된 수제맥주 브랜드로, 서울 성수동을 중심으로 브루펍과 자체 양조 시설을 운영해왔다.

[서울=뉴시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이천 브루어리 모습.(사진=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이천 브루어리 모습.(사진=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수제맥주 시장 초기 성장기를 대표하는 업체 중 하나로 꼽히며, 2017년에는 알토스벤처스와 본엔젤스파트너스의 투자를 받으며 국내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실리콘밸리 자본을 유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수제맥주 시장 경쟁 심화와 원가 부담, 외식 경기 둔화 등이 겹치며 지난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회생절차 폐지 이후 기업의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법원이 직권 또는 채권자 신청에 따라 파산 절차로 전환하거나, 회생절차 없이 자체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실질적으론 추가 자금 조달이나 채무 조정이 어려워 파산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이에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측은 회생절차 폐지 결정과 관련해 "회생법원으로부터 연락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향후 계획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수제맥주 업체 와이브루어리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에 회생법원은 채권자들의 강제집행과 가압류 등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회생절차 개시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채무자의 재산에 대해 채권자들이 개별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다.

회생 신청 기업의 자산 유출을 막고,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유지한 상태에서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된다.

와이브루어리는 수제맥주 양조사로 앞서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과 편의점 전용 협업 상품 등을 통해 유통 채널을 넓혀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홈술' 문화 축소에 따른 수제맥주 소비 둔화와 고정비 부담이 이어지면서 부진한 실적을 거두자,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곰표밀맥주'로 유명한 세븐브로이맥주도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바 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시내 편의점에 곰표 맥주가 진열돼 있다. 2022.12.05.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시내 편의점에 곰표 맥주가 진열돼 있다. 2022.12.05. kch0523@newsis.com

수제맥주 업체들은 편의점 협업 등을 통해 외부 유통 확대 전략을 추진했지만, 시장 경쟁 심화와 원가 상승 부담을 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수제맥주 시장이 초기 성장 국면을 지나 선별 경쟁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식·주류 소비 패턴이 변화한 데다, 대기업 계열 주류사와 수입 맥주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중소 수제맥주 업체들의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됐다는 것이다.


한 수제맥주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 선택지는 늘었지만 판매 단가는 낮아지고 원가는 오르면서, 일정 규모에 미치지 못한 양조사들은 버티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회생 신청은 사업 중단을 위한 과정일 수도 있지만, 구조조정을 통해 생존법을 찾는 선택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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