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제약

마운자로 10일차...무서울 정도의 감량, 더 무서운 단약 이후(2) [후기자들]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29 06:00

수정 2026.01.29 08:40

열흘만에 3.7kg 감량...포만감으로 식사량 조절 효과
첫 주사후 5일 지나자 배고픔 다시 느껴...2번째 주사 투여
약간의 무기력과 피로...2~4주 이내 점차 완화 기대

마운자로 2.5gm과 5.0mg. 연합뉴스 제공
마운자로 2.5gm과 5.0mg.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 19일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형(GLP-1) 계열 비만치료제인 마운자로 2.5mg을 첫 투여했다. 정확히 일주일 뒤인 26일 두번째 펜을 주사했고, 28일 현재 투여일로부터 10일이 지났다.

10일만에 우선 달라진 점은 아침 컨디션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마운자로를 맞은 뒤 초저녁부터 잠이 쏟아졌고 일찍 잠자리에 들면서 숙면을 취했다. 약효에 방해가 될까봐 카페인과 술을 되도록이면 피하고 있다는 것도 숙면에 도움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허리사이즈도 옷을 입을 때 알아챌 만큼 줄었다.

단 열흘만에 체감할 정도로 몸이 가벼워지자 체중이 궁금해진다. 원래는 한달 뒤 다시 병원에 가서 추가 처방을 받을 때까지 체중에 신경쓰지 말자는 생각이었는데, 참지 못하고 온라인 쇼핑으로 체중계를 구매했다. 확인한 무게는 놀라웠다. 3.7kg이 빠져 있었다.

사실 전에도 두세달만에 10kg 이상을 빼는 다이어트를 여러번 시도했다. 그 경험으로 초반 음식 섭취량을 줄이면 체내 수분이 빠지면서 무게가 대폭 줄어든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이 달랐던 점은 어렵게 배고픔을 참지 않았고, 운동은 출퇴근에 소요되는 걷기 외엔 전혀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마운자로 약효로 평소 식사량의 30~40% 수준에서 저절로 식사가 종료됐고, 그에 따라 체중도 줄어든 것이다.

이는 결국 '굶어서 뺀다'는 의미도 된다. 마운자로는 식욕을 낮추고 배출을 지연시켜 조기 포만감과 장시간 포만감을 유발하는 약이다. 인슐린 분비를 보조하고 지방 대사를 조절해 체내 에너지 활용 효율을 높이는 기능도 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먹는 양을 조절해 살을 뺀다. 급격한 체중 감소가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이유다. 약물로 섭취량을 제한했으니, 약물이 없으면 언제든 체중은 불어날 수 있다. 억지로 식욕을 제한하는 이 약을 끊었을 때가 더욱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첫 주사를 맞은지 5일이 지나자 끼니와 끼니 사이 배고픔 증상도 서서히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제 다시 주사를 맞을 때가 되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하며 두번째 주사제를 투여했는데, 첫번째 만큼 즉각적인 반응이 없었다. 몸이 벌써 2.5mg에 적응했나 싶었다. 마운자로는 5mg, 7.5mg 등 용량을 높여 최대 15mg까지 맞을 수 있다. 보통 초기 2.5mg 4펜으로 적응을 마친 뒤, 5mg부터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난다고 알려져있다.

10일차인 현재는 끼니마다 공복을 느끼고, 마음만 먹으면 1인분을 충분히 다 먹을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이미 빠진 체중이 도로아미타불이 될까봐 억지로 참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로 인한 체중 감소는 마운자로 효과인가, 약값이 아까워 스스로를 제한하는 정신력인가 헷갈리는 지점이다.

익히 알려진 메스꺼움이나 구토, 설사와 같은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유일한 부작용이라면 약간의 무기력함과 피로. 이에 대해 이용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대한당뇨병학회 총무이사)는 "임상 결과를 보면 5~10%사이의 환자가 피로감 또는 무력감을 보고하고 있다"면서 "약물로 인해 탄수화물 섭취가 줄어들면서 신체가 사용할 수 있는 즉각적인 에너지원인 글루코스(glucose)가 부족해지고, 이로 인해 뇌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이 바뀌게 되면서 피로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주로 투여 초기나 용량을 증량하는 단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신체가 약물에 적응함에 따라 2~4주 이내에 점차 완화된다"며 "적절한 수준의 영양과 충분한 수분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