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다시 고개든 美관세 리스크… K푸드 수출 ‘빨간불’ 켜지나

김서연 기자,

박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28 19:09

수정 2026.01.28 19:09

작년 美 15% 상호관세 시행 후
4분기 대미 식품 수출액 큰폭 하락
25% 관세 현실화 땐 타격 불가피
정부 160억弗 목표 달성도 차질
다시 고개든 美관세 리스크… K푸드 수출 ‘빨간불’ 켜지나
환율 변동성에 트럼프발 미국 관세 리스크까지 재부상하면서 국내 식품업계의 경영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미국은 K푸드의 수출 핵심 시장인 만큼 관세 25%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올해 정부의 'K푸드 플러스(+)수출' 160억 달러 달성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습적인 관세 인상 선언 이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이 상호관세 협정을 불이행하고 있다'며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10%p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상 대상은 자동차, 목재, 의약품을 포함한 모든 품목이다.

식품·농수산물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품목이 상호관세를 적용받는 점을 고려하면 K푸드도 25% 관세 부과 범위에 놓였다.

식품업계에서는 불닭 브랜드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삼양식품에 미칠 영향이 최대 관심사다. 삼양식품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 100%를 경남 밀양공장에서 생산한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미국 상호관세 이슈 당시에도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내 유통채널 공급가를 최종 9% 인상한 바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그동안 관세 대응 테스크포스(TF)를 통해 실효적인 방안을 모색해왔다"며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과 농심은 미 현지 생산 공장을 구축해놓은 만큼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영향은 제한적으로 분석된다. CJ제일제당은 미국 냉동식품 가공업체 '슈완스'를 인수하는 등 현지에 20개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농심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1·2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K푸드 전체 수출액 136억달러 중 23억달러(17%)를 점유한 최대 수출 시장이다. 관세 25%가 현실화될 경우 대미 K푸드 수출 전선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정부의 K푸드+ 수출 목표액은 160억 달러다.

실제, 15% 상호관세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해 4·4분기 K푸드 주요 품목의 대미 수출액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혜택을 받던 2024년 4·4분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소주 수출액은 565만달러로 전년 대비 33.8% 줄었다. 이어 음료(-21.9%), 김치(-21.6%), 소스(-4.9%) 등도 큰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라면 수출액은 0.6% 소폭 증가하는데 그치며 15% 상호관세 부과 이후 사실상 정체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대미 관세가 10%p 추가 인상되면 국내 식품업계의 수출 전선은 타격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의뢰한 용역 보고서를 보면, 대미 관세가 10%p 오를 경우 전체 음식료품 수출액은 최대 14.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엄포와 함께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도 K푸드 기업들의 리스크다.
커피 원두, 소맥 등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식품기업들의 비용 상승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설을 앞두고 정부가 물가 안정 기조를 강화하면서 식품업계 전반에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환율은 단기적으로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장기화시 원자재 도입 단가 급등과 설비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라며 "여기에 관세까지 덮치면서 원재료를 수입해 미국에 수출하는 구조를 가진 기업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박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