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판다 대여를 검토하는 가운데 시민사회가 국내 전시동물 복지와 사육곰 보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7일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자유연대, 동물권단체 하이 등 총 13개 시민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지금은 판다 대여를 말할 때가 아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사육곰 구호와 전시동물 복지에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논란은 지난 22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우치동물원을 방문해 판다 입식 준비 상황을 점검하며 "가급적이면 푸바오와 남자친구가 함께 올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볼 예정“이라고 발언한 데서 시작됐다.
단체들은 “동물을 외교 수단으로 이용하는 구태에 비판이 거센 가운데, 야생동물을 의인화하여 ‘남자친구’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판다를 흥행 수단으로 바라보는 생명 감수성은 실로 개탄스럽다”고 질타했다.
이어 2022년 12월 개정된 동물원·수족관법과 야생생물법이 전시동물 복지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허가제 도입, 무분별한 체험 금지, 무허가 시설 전시 금지 등이 핵심이라고 설명한 뒤 법 시행과 달리 현장에서는 제대로 관리 및 감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단체들은 "지금도 전시장에 갇혀 고통받는 동물의 처우 개선에 집중해도 모자른 시점에 판다를 동물원에 데려와 인기몰이를 하겠다는 발상은 시대적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또 야생생물법 개정으로 개인 농가의 곰 사육이 전면 금지됐음에도 199마리 사육곰은 구조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부가 마련한 구례 보호시설과 건립 중인 서천 보호시설을 합쳐도 수용 규모는 충분하지 않다. 단체들은 "이미 종식된 산업의 피해 동물조차 구제하지 못하고 철창 속에 방치해 둔 정부가 혈세 300억원을 들여 판다를 모셔오겠다는 작태는 분노를 넘어 참담하기까지 하다"고 일갈했다. 올해 정부의 사육곰 보호 예산은 14억원 수준이다.
이들 단체들은 “정부는 인기에 영합하는 ‘판다 외교’를 멈추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받고 있는 동물의 현실을 직시하라”며 △판다 대여 추진 즉각 중단 △동물원·수족관 관리·감독 강화 △사육곰 199마리 보호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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