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처, 2026년도 기금자산운용 지침 개정
코스닥·벤처 투자수익률, 평가기준에 반영
해외 투자시 환위험 관리 실제 헤지로 평가
국민연금·사학연금 등 적자·고갈 다가와
공적연금 근본적 구조개혁 없이는 못막아
코스닥·벤처 투자수익률, 평가기준에 반영
해외 투자시 환위험 관리 실제 헤지로 평가
국민연금·사학연금 등 적자·고갈 다가와
공적연금 근본적 구조개혁 없이는 못막아
[파이낸셜뉴스] 1400조원 규모의 국내 공적 연기금이 이재명 정부의 초혁신 경제를 뒷받침하는데 대거 투입된다. 코스닥·벤처투자를 수익률 평가기준에 새로 포함하는 등 공적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해외 투자시 환위험 관리 항목을 구체화하고 평가를 의무화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익성을 우선하는 일부 연기금이 공공성 확장을 이유로 ‘삼천닥’(코스닥 3000) 달성과 같은 정부 정책 수단으로 동원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9일 기획예산처는 제1차 기금자산운용정책위원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 및 운용평가 지침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정부는 기금의 운용 실태를 매년 평가한다. 이를 위해 매년 1월에 기금운용평가 지침을 만들어 기금운용 주체들에게 공고한다. 기금운용 주체들은 이를 토대로 기금을 운용하고 수익률, 적정성,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는다.
평가 대상 기금은 국민연금, 고용보험,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 주택도시기금,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24개다. 이를 한해에 모두 평가하는 게 아니라 3분의 1 정도만 평가한다. 평가 배점(100점 만점) 중에 자산운용 성과가 가장 높은데 '대규모 기금'으로 분류된 국민연금은 30점, 다른 대형·중소형기금은 50점이다.
안전성, 유동성, 수익성, 공공성 등 자산운용 4대 원칙을 견지하면서 이번에 개정된 기금운용 평가는 공공성 확대와 환위험 관리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혁신생태계를 위한 국내 벤처투자 △지속가능한 ESG 투자 △정책펀드로 신성장 동력 발굴 △경제 선순환을 위한 코스닥 등 국내주식 투자 확대다. 올해 30조원+알파 규모로 출범하는 국민성장펀드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 첨단전략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같은 맥락이다.
기획처가 이같은 기금 운용의 기본방향을 새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지금까지는 평가지침을 일부 조정했으나, 기본방향이라고 공식화한 적은 없었다.
우선 정부는 공공성 측면에서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를 확대하도록 유도한다. 기금 평가기준수익률에 코스닥 지수를 5% 반영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국내주식형 평가기준에 코스피만 반영돼 있다.
이를 유인하기 위해 연기금의 벤처투자를 기준에 명시하고, 인센티브(가점)를 더 주기로 했다. 현재 가점 1점에서 배로 올리고, 가점 최소기준 금액도 국민연금의 경우 2조원에서 3조원으로, 다른 대형 연기금은 1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높인다.
신생 벤처투자에 따른 불이익도 없도록 해준다. 박봉용 기획처 재정성과국장은 "벤처펀드 결성 후 3년 이내의 초기 수익률은 평가하지 않는다"고 했다.
환헤지 기준도 현실화한다. 연기금의 해외자산 상대수익률 평가에서 자산운용지침(IPS) 환정책에 따라 평가하던 것을 실제 운용한 환헤지를 적용하는 것으로 바꾼다. 외환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실제 수익률이 크게 왜곡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박 국장은 "실제 운용 과정에서 환정책을 수정하면 수익률이 벤치마크 대비 과대 측정되는 평가상 왜곡이 발생하는 문제를 개선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평가항목에 '환율변동에 따른 자산가치 변동위험에 대한 적절한 관리수단 확보 노력과 효율적 수행'을 신설해 결과에 따라 최대 1.5점의 가점을 준다.
이같은 기금운영평가가 적용되는 정부가 관여하는 기금은 총 67개다. 2024년 잔액기준 1222조원 규모다. 2015년 575조원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새 덩치가 2배 이상 커진 것이다.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지난해 높은 수익률에 따라 잔액은 이보다 훨씬 커졌다. 같은 기간 평균 수익률은 4.57%로 국고채 3년금리(3.11%)보다 높다.
기금 자산을 유형별로 보면 단기와 중장기가 2대 8 정도로 운용 중이다. 단기자산의 81%가 만기 3개월 미만의 현금성 자산이다. 반면 중장기 자산은 주식 등 실적배당형보다 확정금리형, 채권형과 같은 안전자산 비중이 70% 정도다.
하지만 나랏빚이 늘어나는 만큼이나 심각한 저출생 고령화로 인해 공적 연금·보험의 재정위기도 심각하다.
기획예산처 장기재정전망(2025~2065년)에 따르면 사학연금은 2년후 적자로 전환, 2042년에 기금이 바닥날 전망인데, 현 추세로는 고갈시점이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공무원·군인연금은 적자폭이 계속 늘어 정부보전금을 더 많이 수혈해 줘야 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높은 수익률로 고갈 시점이 늦춰지긴 했으나 이 정도 고령화 추세로는 2040년대 적자에 빠지고 2060년대에 바닥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김찬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