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73억 횡령'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1심 징역 3년…보석 유지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29 16:31

수정 2026.01.29 16:31

"리베이트 수수, 공중 신뢰 훼손...각자 리베이트 받는 환경 조성"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기일을 마친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뉴시스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기일을 마친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일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실형이 선고됐지만,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의 보석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는 2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홍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3억760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다만 나이와 건강 상태, 회사 및 주주에 대한 피해 회복 방안 마련 가능성 등을 고려해 보석(조건부 석방) 상태를 유지하도록 했다.

함께 기소된 전 연구소장 박모씨 등 피고인 5명 중 4명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부터 징역 3년까지의 형이 선고됐고, 1명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이 거래업체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약 43억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를 유죄로 인정했다. 임직원을 통해 금품이 전달됐다는 관련자 진술과 통화내역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법인 소유 차량과 별장 등 약 30억원 상당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해당 자산이 업무상 사용된 정황이 미미해 구입 당시부터 홍 전 회장이 전적으로 개인 용도로 사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상장회사인 남양유업의 내부통제에 대한 공중의 신뢰가 훼손됐다"며 "모범이 돼야 할 피고인이 스스로 장기간 범행을 지속하면서 내부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던 중앙연구소장과 구매부서 주요담당자들도 각자 알아서 거래업체에서 리베이트를 수수할 환경이 조성됐다"고 질타했다.

다만 재판부는 당시 남양유업이 업체를 부당하게 끼워넣어 회사 손해를 끼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도록 공모한 혐의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친척을 납품업체에 취업시켜 급여를 받게 한 혐의는 부정청탁에 따른 제3자 배임수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광고 수수료·감사 급여 명목 횡령 혐의 일부는 공소시효 만료로 면소 또는 무죄가 선고됐다.

홍 전 회장은 남양유업 경영 과정에서 거래업체 리베이트 수수, 법인 자산 사적 유용, 친인척 관련 거래 개입, 식품광고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회사 관련 재산범죄 규모를 186억원대로 봤으나, 법원은 이 가운데 일부만 유죄로 인정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