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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까지 첨가당 완전 금지” 영유아 식습관, 지금이 평생을 좌우한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29 16:59

수정 2026.01.29 16:58

“미각 형성기 단맛 노출, 되돌리기 어렵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설탕 부과금 도입 논의와 함께 ‘첨가당’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올해 1월 발표된 미국 식이지침(2025~2030)은 첨가당 섭취 제한을 핵심 권고 사항으로 제시하며, 특히 영유아기에 대한 기준을 대폭 강화해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인혁 교수(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는 “이번 지침의 가장 큰 변화는 출생부터 만 4세까지 첨가당을 완전히 피하도록 명시한 것”이라며 “영유아 건강 정책의 패러다임이 한 단계 더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기존 2020~2025년 미국 식이지침에서는 2세 미만 영유아에게 첨가당을 금지하고, 2세 이상은 하루 총 섭취 열량의 10% 이내로 제한했다. 그러나 새 지침에서는 보호 기간을 2년 더 연장해, 생후부터 4세까지는 첨가당 섭취 자체를 피하도록 권고했다.



비만·당뇨뿐 아니라 ‘미각 형성’이 핵심 문제
첨가당 섭취는 비만, 지방간염, 혈중 지질 이상, 고혈압, 당뇨병 등 다양한 대사질환과 연관돼 있다. 이러한 질환은 더 이상 성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아·청소년기부터 발생해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류 교수는 특히 ‘미각 형성’을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그는 “생애 초기에는 단맛 선호가 결정되는 시기”라며 “이때 지나치게 단 음식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단맛에 대한 강한 선호가 형성되고, 자연 식재료의 맛을 싱겁게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한번 형성된 미각 선호는 이후 식습관 전반에 영향을 미쳐, 성인이 되어서도 단 음식을 지속적으로 찾게 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많은 보호자들은 탄산음료나 사탕이 건강에 해롭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건강해 보이는 음식’이다.

가당 요플레, 딸기맛 우유, 어린이용 유산균 음료, 비타민이나 DHA가 첨가된 어린이 음료, 각종 시리얼과 간식류가 대표적이다.

류 교수는 “칼슘이나 프로바이오틱스가 들어 있다는 이유로 안심하지만, 성분표를 보면 상당한 양의 당류가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작은 이점을 얻으려다 더 큰 건강 손실을 감수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영유아 첨가당 권고를 4세까지 ‘완전 금지’로 강화한 배경에도 이러한 현실 인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Eat Real Food”…진짜 음식을 먹자
미국 식이지침 2025~2030의 핵심 메시지는 ‘Eat Real Food(진짜 음식을 먹자)’다. 첨가당이 포함됐다는 것은 가공식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반면 신선한 식재료로 집에서 조리한 음식에는 첨가당이 들어갈 여지가 적다. 과일에 자연적으로 포함된 당은 첨가당에 해당하지 않는다.

류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나 멀티비타민을 챙기는 것보다, 아이의 식습관 기본을 지키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이미 단맛에 익숙해졌더라도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미국 식이지침은 건강 문제 예방과 평생 이어질 미각 형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어릴 때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이라는 점에서 보호자들의 인식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