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주4.5일 근로제 공동선언
2030년까지 실노동시간 단축 합의
노동생산성은 OECD 평균 22%↓
韓 경쟁력 떨어뜨리는 심각한 위협
中은 토요일 포함, 주72시간 일해
우리는 그 절반…생산성 2배 돼야
2030년까지 실노동시간 단축 합의
노동생산성은 OECD 평균 22%↓
韓 경쟁력 떨어뜨리는 심각한 위협
中은 토요일 포함, 주72시간 일해
우리는 그 절반…생산성 2배 돼야
이재명 대통령 대선 공약인 주 4.5일 근로제가 최근 노사정위원회의 '실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노사정 공동선언'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노사정 공동선언은 2030년까지 연간 실노동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700시간대로 단축하기로 합의했다. 만년 과잉근로국가를 탈피하여 '선진 복지국가'로 발전해 간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을 외면한 근로시간 단축은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 기반을 위협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국가데이터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 현재 우리 근로자들의 연간 근로시간은 1859시간으로, OECD 평균 노동시간 1736시간(2024년)을 7.1% 초과한 수준이다.
장시간 과중한 근로 문제의 핵심은 낮은 노동생산성에 있다. 2025년 11월 현재 종사자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비중은 17.3%이며, 종사자 300인 미만 사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비중은 82.7%이다. 한편 노동생산성(2023년)은 제조업의 경우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의 생산성이 종사자 30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생산성의 3배, 서비스업은 1.9배에 달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낮은 노동생산성 문제는 근로자의 82.7%가 일하는 종사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문제이다. 또한 이러한 300인 이상 사업체와 300인 미만 사업체 간의 현저한 생산성 차이로 인하여 전반적으로 생산성 통계는 크게 왜곡되어 있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측면은 산업경쟁력 문제이다. 제조업의 국내공급지수는 11월 기준으로 최종재의 국산지수는 101.2에서 94.5로 낮아진 반면 수입지수는 107.1에서 126.7로 높아졌으며, 중간재의 국산지수는 107.7에서 97.1로 낮아진 반면 수입지수는 99.6에서 121.6로 높아졌다. 이러한 공급지수 동향은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이 지난 5년간 대폭 저하되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산업 경쟁력은 산업의 고용능력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경기도는 이미 68개 기업에 주 4.5일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근로자 1인당 월 최대 26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정부는 올해 주 4.5일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으로 324억원의 시범사업 지원예산을 편성했다. 한편 우리나라 최대 단일사업장 노조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현재의 주 40시간 근로를 35시간으로 축소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임금 축소 없는 선택형 노동시간 단축(매주 1회 반일 근무, 주 35시간 근무제, 격주로 주 4일제 중 선택)은 당연히 기업의 부담을 증대시킨다.
주목해야 할 문제는 주 4.5일제(주 35시간) 근로제는 소위 "9·9·6"(9시 출근-9시 퇴근-주 6일 근무)을 보편적 근로관행으로 하는 중국 기업들과 경쟁에서 크게 불리한 것이 자명하다는 점이다. 주 35시간 근로가 제도화된다면 근로자들은 중국 "9·9·6"(주 72시간) 근로의 49%를 근무하는 것이므로 생산성이 중국의 2배가 되어야 대등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 자료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과 대비하여 우리 기업들이 2025년 현재 우위에 있는 산업은 반도체·전자·선박·바이오 등에 불과하며, 2030년에는 전 산업에 걸쳐 중국이 기술우위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2030년 우리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중국의 2배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지극히 비현실적인 바람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노동시간을 줄여 근로복지를 높인다고 국민에게 정책 성과를 자랑하는 반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와 고용 증대는 기업 몫으로 돌리고 있다. 과연 종사자 300인 이하 사업체에서도 중국의 2배 수준의 노동생산성을 보일 수 있는가? 제조업의 심각한 양극화 현실과 중국의 9·9·6 근로관행을 무시하고 주 4.5일 근무제 도입을 추진한다면, 그 결과는 근로복지의 양극화 확대와 고용 축소를 정부가 촉진하는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주 4.5일제 근로제 추진은 실로 우리 경제 경쟁력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김동원 전 고려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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