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80대 노모가 한 대학병원에서 CT 촬영을 하던 중 병원 측 부주의로 기계에 팔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해 중상해를 입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사고 이후 노모의 건강은 악화됐지만, 병원 측에서 퇴원을 종용했다는 보호자의 이야기도 전해졌다.
29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이 같은 제보 내용이 공개됐다.
제보자는 "어머니가 80대 고령에도 혼자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했다. 지난 2023년 8월 마당에 있는 문턱에 걸려 넘어지면서 잠깐 의식을 잃은 일이 있었다"며 운을 뗐다.
다행히 쓰러진 제보자의 어머니는 곧바로 발견돼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상태였다.
제보자는 "넘어지면서 눈과 다리 부위에 멍이 들었는데 의료진이 CT를 찍어보면 좋겠다고 해서 촬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CT 촬영 중 끔찍한 사고
사고는 이때 발생했다. 방송에서 공개된 검사실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사고 직전 제보자의 어머니는 배 위에 오른팔, 침대 위에 왼팔을 올려놓은 채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다. 의료진이 양팔의 위치를 머리 위로 향하도록 바꿔줄 때 빼고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어 기계가 움직이자 제보자의 어머니 왼팔이 기계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놀란 의료진들이 검사실 안으로 들어와 왼팔을 기계에서 떼어냈지만, 기계 안으로 들어간 왼팔은 뼈가 다 드러나 보일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다.
제보자에 따르면 어머니의 환자복 끝자락이 기계에 빨려 들어가면서 팔도 같이 끼었다.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 당연히 안전벨트를 채워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했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방송은 CT 기계 제조사 측에서 '사고로 인해 부상을 입은 환자를 검사할 때는 각별히 주의하라'며 만약을 대비해 '필요한 경우 환자를 고정하라'는 경고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제보자는 "병원 진단에 따르면 어머니의 왼팔은 사실상 절단에 가까운 중상해였다"면서 "왼쪽 손목부터 팔꿈치까지 살점이 거의 다 떨어져 나갔고, 으스러진 손목뼈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한 이후엔 피부 이식 수술도 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제보자의 어머니는 여러 차례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오랜 시간 있으면서 섬망 증세까지 보일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 사고 이후 재활 치료를 받았지만, 혼자서는 전혀 걷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달라진 병원 태도
병원 측의 달라진 태도에도 분통을 터뜨렸다.
제보자는 "사고 직후 병원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병원비와 수술비 등은 내지 않았다"면서도 "시간이 지나자 병원 측 태도가 조금씩 달라졌고, 급기야 최근에는 퇴원을 종용하는 취지의 얘기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통화한 전공의가 어머니 상태를 설명하며 '더 이상 정형외과에 입원해 있기는 어려울 것 같아 퇴원을 고려하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제보자는 담당 교수가 다음 달부터 해외에 나가 없고 현재 어머니는 간이 좋지 않아 폐에 물이 차는 상태라 소화기내과에 물어봤는데 그 과에서도 전과를 받아서 환자를 돌보지 못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도 했다.
제보자는 "병원 측에서 어떤 해결 방안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퇴원을 하느냐, 책임을 회피하는 것 같았다"며 "병원비를 안 받는다고 했지만 청구서가 계속 날아와 항의하기도 했다. 또 어머니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2년 반 넘게 나간 간병비만 억대에 달한다"라고 말했다.
병원 측 관계자는 '사건반장' 취재진에 "급성기 치료가 완료된 상태라 치매나 섬망 등을 주로 다루는 병원으로 옮길 것을 지속적으로 권유한 것은 맞다"라면서도 “환자가 거부하면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의료사고라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어머니를 위해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병원과 CT 기계 제조사 측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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