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패스는 1등인데 골은 4등? 부장님, 이건 전형적인 '분식회계' 잡주입니다" [스포츠 종토방]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30 17:30

수정 2026.01.30 18:02

U-23 대표팀 'CEO(감독) 리스크' 긴급 진단
"직원(선수) 탓하는 CEO(감독)는 필패"... 이민성 vs 김상식 리더십 '상한가와 하한가'
개미들 "패스 3천 개는 '허수 주문'... 9월 상장(AG) 앞두고 경영진 교체 시급
이민성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감독이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후 인터뷰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에 승부차기 끝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을 4위로 마감했다.뉴스1
이민성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감독이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후 인터뷰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에 승부차기 끝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을 4위로 마감했다.뉴스1

[파이낸셜뉴스] 2026년 1월 30일 금요일. 1월을 마감하는 장이 모두 끝났다.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라는 종목의 주가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 중이다. U-23 아시안컵 4위. 역사상 첫 베트남전 패배.

단순한 실적 부진(패배)이라면 "조정 기간"이라 치고 기다릴 수 있다. 하지만 주주(팬)들이 진짜 폭발한 이유는 따로 있다. 회사의 근본적인 전술적 문제, 그리고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보여준 경영진(감독)의 태도, 즉 '오너 리스크' 때문이다.

종토방(축구 커뮤니티)에서는 "내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됐는데, 사장이란 사람은 인턴(어린 선수) 탓만 하고 있다"며 격분하고 있다. 과연 이 기업(팀), 회생 가능성은 있는 걸까. [김부장 vs 이사원]이 긴급 분석에 들어갔다.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24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3·4위전에서 베트남에 패배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연합뉴스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24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3·4위전에서 베트남에 패배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연합뉴스


# 1월 30일(금) 오후 6시, 퇴근길 호프집

김 부장: (맥주잔을 쾅 내려놓으며) "야, 이 사원. 나 진짜 열불 터져서 못 살겠다. 이민성 감독 인터뷰 봤냐? 승부차기 지고 나서 '골키퍼가 알아서 한 거다', 'SNS 할 시간에 운동이나 해라'... 이게 스물두 살짜리 애한테 감독이 할 소리냐? 회사가 부도났는데 사장이란 사람이 '미스 김이 장부 잘못 썼어요' 하고 도망가는 거랑 뭐가 달라!"

이 사원: (기본 안주를 씹으며 차갑게) "부장님, 그게 바로 주식 시장에서 제일 무서운 'CEO 리스크'입니다. 실적 안 좋으면 남 탓하는 경영진이 있는 회사는 무조건 '강력 매도(Sell)' 대상이죠. 반면에 베트남 김상식 감독 보셨습니까? 91억동 포상금 받고도 표정 관리하고, 공항에서 다친 선수 휠체어 직접 밀어주더군요. '인적 자원 관리' 능력이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김 부장: "그러게 말이다. 적장(김상식)은 품격이 넘치는데, 우리 감독은... 야, 근데 기록 보니까 우리가 패스는 엄청나게 했더만? 패스 횟수가 3443개로 1등이라며? 점유율도 우리가 다 가졌다는데 왜 진 거야?"

이 사원: "하... 부장님. 그게 전형적인 '자전거래'입니다. 주가를 띄우려고 자기들끼리 주식을 사고파는 것처럼, 우리 수비수들끼리 의미 없이 공만 돌리면서 점유율(거래량)만 뻥튀기한 거죠. 한국의 패스 성공율은 무려 86%로 전체 2위입니다. 그러데 정작 골(수익)로 연결된 건 하나도 없잖아요? 공격적인 킬패스나 역습 과정의 카운터 어택은 없었다는 겁니다. 이건 주주들을 기만하는 '허수 주문'이나 다를 게 없습니다."

김 부장: "와... 비유 찰떡이네. 그럼 이제 어떡하냐. 9월에 아시안게임 있잖아. 이거 선수들 병역 걸린 '초대형 상장(IPO)'인데, 이대로 가면 상장 폐지되는 거 아냐?"

이 사원: "지금 차트 보시면 '데드크로스' 완벽하게 떴습니다. 베트남전 패배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몰락'의 신호탄이에요. 협회는 2월 고강도 전력강화위원회 연다는데... 주식쟁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뭔지 아세요? '근거 없는 존버'입니다. 지금은 물타기 할 때가 아니라, 경영진 전면 교체해서 '기업 구조조정' 들어갈 골든타임입니다."

한국전 승리 후 고개를 떨군 김상식 감독.베트남 언론 캡쳐
한국전 승리 후 고개를 떨군 김상식 감독.베트남 언론 캡쳐

제자의 휠체어를 끄는 김상식 감독(오른쪽).뉴스1
제자의 휠체어를 끄는 김상식 감독(오른쪽).뉴스1
[스포츠 종토방 긴급 공시(公示)]

1. 리더십의 '양극화' 장세 같은 날 귀국한 두 감독의 풍경은 한국 축구의 비극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김상식 (베트남): 91억 동(약 5억원) 잭팟을 터뜨리고도 침묵했고, 부상당한 제자의 휠체어를 밀었다. [투자의견: 강력 매수]
이민성 (한국): 패배 후 "지시한 적 없다"며 22세 골키퍼에게 책임을 전가했고, SNS 대응을 질책했다. [투자의견: 강력 매도]

2. 통계의 함정: 패스 1위와 자전거래 한국은 이번 대회 패스 횟수 1위(3443개)를 기록했다. 2위 일본(2890개)보다 500개나 많다. 성공율은 86%로 전체 2위였다. 그러나 결과는 4위였다. 상대 위험지역을 뚫지 못하고 자기들끼리 공만 돌리는 'U자 빌드업'은, 거래량만 부풀리고 실속은 없는 주식 시장의 '자전거래'와 판박이다.

3. 매몰비용의 함정 - 주식 시장엔 '손절은 빠를수록 좋다'는 격언이 있다. 지금 축구협회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지금까지 감독에게 투자한 시간이 아깝다'는 '매몰비용의 오류'다.

베트남전 패배로 시장 평가는 끝났다. 현 경영진 체제하에서는 더 이상 우상향을 기대하기 어렵다.
9월 아시안게임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 축구라는 기업의 존폐가 걸린 '마지막 거래일'이다.

'언젠간 오르겠지'라고 근거없이 방치하는 순간, 우리는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상장 폐지(병역 혜택 실패 & 암흑기)'라는 고지서를 받게 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건 막연한 믿음이 아니라, 계좌를 지키기 위한 냉혹한 결단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