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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트럼프 2기 최고의 인사"...공화 환영·민주는 경계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30 23:08

수정 2026.01.30 23:08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2014년 12월11일 영국 런던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2014년 12월11일 영국 런던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하자 시장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워시 지명자는 월가, 백악관, 학계 경력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되며 정책 이해도와 위기 대응 경험을 겸비한 안정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엇갈린 반응…공화 환영, 민주 경계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환영 의사를 밝혔지만 민주당은 경계했다. 워시 지명자는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와 표결을 거쳐 본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테네시주 공화당 상원의원이자 은행위원회 소속인 빌 해거티는 워시를 “탁월한 선택”이라고 평가하며 “그보다 연준을 이끌 적임자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워시의 모범적인 이력은 이미 스스로를 증명한다”며 조속한 인준 찬성을 예고했다.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팀 스콧 상원의원도 지명을 환영했다. 스콧 의원은 “연준의 결정은 미국 가정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부터 은퇴 저축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워시 지명은 연준의 책임성과 신뢰를 강화하려는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화당 내부에서도 조건부 신중론이 나온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상원의원이자 은행위원회 소속인 톰 틸리스는 워시를 “자격을 갖춘 후보”라고 평가하면서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법무부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인준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연준 독립성을 보호하는 것은 타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검찰이 연준 본부 25억 달러 규모 리모델링 사업과 관련해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조사를 시작하자 파월 의장은 강하게 반발했고, 정치권과 경제계에서는 연준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민주당은 이번 지명을 연준 독립성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이자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이번 지명을 “트럼프가 연준을 장악하려는 시도의 최신 단계”라고 비판했다. 워런 의원은 성명에서 “트럼프는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은 누구도 연준 의장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케빈 워시는 충성심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공화당 의원들에게 중앙은행 독립성을 지킬 것을 촉구하며 “트럼프가 현 연준 의장과 리사 쿡 이사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단하기 전까지 인준 절차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한 케빈 워시(오른쪽) 전 연준 이사, 김범석(가운데) 쿠팡 의장.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한 케빈 워시(오른쪽) 전 연준 이사, 김범석(가운데) 쿠팡 의장.

시장·기업계 “안정적 선택” 평가


금융시장과 기업계에서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워시가 매파적 신뢰를 갖춘 인물이지만 정책적으로는 균형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고, 미국 대기업 경영진도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워시를 “연준 개혁을 이끌 적임자”라고 규정하며 이번 지명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고 인사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워시가 2008년 금융위기를 직접 겪은 경험과 월가·백악관 경력을 동시에 갖춘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설은 그가 다음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실전형 지도자이며 글로벌 금융시장과 주요 국제 플레이어를 폭넓게 이해하는 보기 드문 후보라고 평가했다.

WSJ는 특히 워시가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과 역할 확대를 일찍부터 비판해 온 대표적 개혁론자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발생한 고물가가 그의 문제 제기가 옳았음을 입증했다고 주장하며 연준이 본래 임무인 물가 안정에서 벗어나 재정정책 영역까지 침범했다고 비판했다.

워시는 인플레이션 매파로 알려져 있지만 WSJ는 오히려 이런 신뢰가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고 금리를 더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평가했다. 사설은 워시가 대차대조표 축소와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 복귀를 추진할 인물이라고 보며 연준을 물가 안정 중심 기관으로 되돌릴 역사적 기회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과 기업계도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욕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 피터 카딜로는 “완전히 놀라운 선택은 아니지만 시장은 아직 평가 중”이라며 “워시는 백악관 영향에 휘둘리기보다는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사이에서 신중한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월보다 덜 강경하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런던 시티인덱스의 수석 시장 분석가 피오나 싱코타는 “지명 기대감 속에 변동성이 있었지만 연준은 결국 데이터에 기반해 움직일 것”이라며 “워시 체제에서도 독립성 원칙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계에서도 즉각적인 지지 발언이 나왔다. 미국 2위 석유 기업 셰브론의 마이크 워스 최고경영자(CEO)는 워시를 “이 중요한 시기에 국가를 위해 봉사할 독보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에너지 안보와 AI 경쟁, 지정학적 재편 속에서 워시가 판단력과 경험을 겸비한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