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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들 먹던 라면 먹으러 왔어요"…홍대·동대문 점령한 '라면 도서관' [르포]

박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1 10:01

수정 2026.02.01 10:01

CU 라면라이브러리, 230여종 라면 전시...외국인 관광 코스 부상
시식 넘어 문화 체험 제공...농심·오뚜기 등 공항·제주로 체험 거점 확대

지난달 30일 CU홍대상상점에서 방문객들이 라면을 먹고 있다. 사진=박경호 기자
지난달 30일 CU홍대상상점에서 방문객들이 라면을 먹고 있다. 사진=박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세븐틴이 라이브 방송에서 한 번에 라면 20개를 끓이는 모습을 보고 이런 매장에 꼭 와보고 싶었어요. 오빠들이 먹은 라면을 직접 볼 수 있어 기뻐요."
지난달 30일 서울 홍대에 위치한 CU 홍대상상점 라면라이브러리에서 서울 여행 중인 중국인 관광객 리첸씨는 상기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평범한 편의점 외관과 달리 실내로 들어서면 벽면 한쪽이 230여종의 라면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매장 곳곳에 배치된 대형 컵라면 모형 테이블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해 조리 기기를 이용해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른바 한강라면이 한국 여행 시 반드시 즐겨야 할 코스로 자리 잡으면서 라면 기업들이 체험형 콘텐츠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외국인 관광객이 직접 조리하고 맛보는 경험을 제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 만난 리첸씨는 "평소 한국 라면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곳을 알게 됐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한 라면이 있어 신기하다"고 설명했다. CU에 따르면 이 매장에는 주말에는 400여명, 평일에는 20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아이돌 콘텐츠에서 본 라면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이날 서울 중구 동대문에 위치한 너구리 라면 가게도 사람들이 계속 방문했다. 관광객들이 한창 관광 중일 평일 낮 시간이어서 외국인 관광객들은 없었지만 매장 곳곳에는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안내 문구가 배치돼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가족 단위로 현장을 찾은 김모씨는 "쇼핑 도중 아이들이 라면을 먹고 싶어 해 들렀다"며 "이런 이색적인 공간에서의 경험이 제품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하 너구리 라면 가게에서 방문객들이 라면을 제조하고 있다. 사진=박경호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하 너구리 라면 가게에서 방문객들이 라면을 제조하고 있다. 사진=박경호 기자

기업들이 이러한 체험 공간을 구축하는 이유는 한국에서 경험한 브랜드 경험이 귀국 후 실제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프라인 거점이 외국인들에게 브랜드를 노출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라면업계의 체험 마케팅은 서울 관광지를 넘어 주요 관광 거점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농심은 최근 외국인 단체 크루즈 관광객이 유입되는 제주 서귀포시 제주신화플라자 쇼핑몰에 라면뮤지엄을 열었다.

오뚜기도 공항과 스튜디오를 활용한 체험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대한항공 라운지에 라면도서관을 조성해 출국 전 관광객들에게 마지막으로 라면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서울 강남에서 운영 중인 오키친 스튜디오를 통해 외국인들이 직접 K푸드를 만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외국인들이 한식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너구리 라면 가게에 라면 제조법이 4개국어로 적혀있다. 사진=박경호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너구리 라면 가게에 라면 제조법이 4개국어로 적혀있다. 사진=박경호 기자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