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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닭장? '1만 가구' 용산 집, 2인 최저주거기준 보다 좁다

최아영 기자,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8 12:50

수정 2026.02.08 12:50

주거용 사용 가능 면적 17.5만㎡
주택법상 2인 최저기준은 26㎡
서울 대단지와 차이 월등히 커
용산국제업무지구 토지 구분 상태. 홈페이지 캡처
용산국제업무지구 토지 구분 상태. 홈페이지 캡처
용산국제업무지구 주거 가능 대지 면적
구분 크기
B3~B10 8만1036㎡
C1~C5 9만3723㎡
총합 17만4759㎡
[파이낸셜뉴스] 정부 1·29 공급 대책대로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가구를 투입할 때 가구당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은 단순 계산 시 17.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2인 최저주거기준 26㎡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사실상 '닭장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순 계산시, 1인 가구 사용 면적 17.5㎡
8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지 면적은 업무복합 8개동(B3~B10), 업무지원 5개동(C1~C5) 등이다.

업무복합 8개동의 총 면적은 8만1036㎡, 업무지원 5개동은 9만3723㎡로 총 합은 17만4759㎡다.

전체 45만6099㎡의 약 38% 정도다.

방 구조와 건물 용적률 등 일부 고려사항이 있지만, 이를 제외하고 단순 계산했을 때 1만가구가 들어온다고 가정하면 1가구당 사용할 수 있는 대지 면적은 17.4759㎡가 된다.

문제는 이 크기가 주택법상 2인 최저주거기준보다 작다는 점이다. 주택법에는 1인 최저주거기준을 14㎡, 2인 26㎡, 3인 36㎡, 4인 43㎡로 정하고 있다. 용산의 경우 1인 최저기준 보다 약 3㎡ 큰 정도다.

서울시가 처음 제시한 6000가구로 환산하면 1가구당 사용 가능 대지 면적은 약 29㎡가 된다. 2인 최저주거기준보다 3㎡ 더 큰 정도로 이마져도 넓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규모다. 4인 가족은 커녕 신혼부부도 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주택법상 2인 넓이도 안되는데 신혼부부가 들어올 수 있나"라며 "이대로 지어지면 3~4인 가구는 더 들어오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내 대단지와 비교했더니...약 2배 좁아
서울 내 대단지들과 비교하면 차이는 확연하다. 단일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대지 면적은 46만2271㎡로, 1만2032가구가 들어서 있다. 1가구당 38.4㎡ 수준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거용 대지 면적과 비교하면 약 2.6배 크고, 1인당 주거 가능 면적과 비교하면 2.2배 넓다.

두번째 큰 단지인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대지면적 34만2000㎡에 9510가구가 입주했다. 가구당으로 보면 35㎡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주거 가능 지역보다 2배가량 넓은 데도 불구하고, 헬리오시티는 분양 당시 '닭장 아파트' 논란을 빚었다. 동 배치가 빽빽하고 일조량과 조망권에 의견이 갈렸기 때문이다.

업계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고밀재건축을 추진하게 될 경우 수요가 적은 1~2인 가구용 소형 평수가 다수 들어오게 되고 결국 주거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측한다. 업무·상업시설 용지가 줄어들어 국제업무지구라는 특성이 퇴색되고 생활 사회기반시설(SOC) 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거의 중요성은 두말할 것도 없이 크고, 도시 기능의 일부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지역의 활용에 대해서는 꾸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용산구청, 용산 거주민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토지이용계획이 변경되면 (착공에) 2년 이상 시간이 더 걸린다"고 지적해 왔다. 서울시 주장대로라면 용산국제업무 착공시기는 2028년이 아닌 2030년 이후로 밀려나게 된다. 거주민들은 용산국제업무지구에 근조화환을 보내며 정부에 반대 입장을 전하고 있다. 용산구청도 지난 5일부터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거주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지자체 갈등 심화로 이재명 정부 첫 공급 대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현재 서울시 내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 인허가 권한은 서울시에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act@fnnews.com 최아영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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