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동맹 이탈과 미 고립 자초" WSJ...유럽 핵무장론 부상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1 06:22

수정 2026.02.01 06:22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유럽을 비롯한 자국 동맹들을 조롱했다. 신화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유럽을 비롯한 자국 동맹들을 조롱했다. 신화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하무인 격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미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동맹을 자산이 아닌 부채로 취급하면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 주요 동맹들이 미국에 등을 돌리고 있고, 아시아에서도 트럼프 변수를 고려해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뢰 붕괴 속 유럽 핵무장론

트럼프는 덴마크령 그린란드 영유권 주장으로 2차 대전 뒤 미 주도로 창설한 집단 안보 동맹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체제를 흔들었다. 그린란드 매입 제안이 거절되자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히며 동맹국들을 위협했다.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의 미국이 더 이상 자신들을 지켜주지 않을 것이란 불안감 속에 핵무기를 스스로 확보해야 한다는 자각도 높이고 있다.



미 핵우산을 신뢰할 수 없게 되면서 독일을 비롯한 주요 유럽 국가들 안에서 핵무장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트럼프가 취임한 뒤 미국이 사실상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손을 떼고, 휴전을 압박하며 방관하고 있는 것도 유럽의 독자 생존을 위한 핵무장론에 힘을 싣고 있다.

고립 속 미국도 타격

미국의 고립은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다.

우선 미 방문객이 감소하고 있다.

이민단속국(ICE)의 거친 단속 화면이 전 세계에 퍼지고, 트럼프 지지층인 마가(MAGA) 세력은 물론이고 트럼프와 JD 밴스 부통령, ICE를 관할하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등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이런 단속을 두둔하면서 미국을 방문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접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인의 방문이 눈에 띄게 줄어든 가운데 지난해 미국을 찾은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공급망 탈 미국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우방국에 대한 무차별 관세가 중국 대신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공급망 재편 흐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한 신흥 공업국들은 미 시장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해 미국 이외 지역 공급망 확보에 사활을 걸기 시작했다.

특히 트럼프가 51번째 주라며 합병을 주장하고 있는 캐나다에서는 미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어떤 매장에서는 주류 코너의 미국산 위스키 진열대를 모두 비우고 “대신 캐나다산을 사라”는 안내판을 달았다.

한국에서는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에 항의하는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자유의 수호자에서 불량배로

WSJ은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한국인 약 절반이 미국을 위협적이고, 독재적이며, 부정직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영국 보수당 대표를 지낸 윌리엄 헤이그는 최근 기고문에서 “미국이 이 길을 계속 가면 상당수 민주주의 국가들 내에서 깊고 건전하지 않은 반미 주의가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대륙에서 가장 친미 성향 국가인 독일에서도 반미주의가 확산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독일인 71%가 미국을 우방이 아닌 적대국으로 규정했다.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들은 이제 중국보다 미국을 더 큰 안보 위협으로 간주한다.


이제 미국은 동맹들 사이에서 ‘자유의 수호자’가 아니라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불량배(bully)로 인식되고 시작했다고 WSJ은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