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와 정치권이 코스피 5000선 안착 이후 ‘코스닥 3000 시대’를 열기 위한 핵심 동력으로 토큰증권(STO)을 지목했다.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경로를 넓히는 기업금융형 STO 육성에 정책 역량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STO 법제화를 마무리한 만큼, 실질적 인프라 가동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일 국회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서 STO를 통한 코스닥 시장 체질 개선 방안을 보고했다. STO가 조각투자 등을 넘어 중소·벤처기업에 새로운 자금조달 통로를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STO가 코스닥 3000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비상장 스타트업이 STO를 통해 성장 자금을 확보한 뒤 코스닥 IPO로 연계하는 구조가 핵심 시나리오로 꼽힌다. 코스닥 상장사가 보유한 부동산이나 지식재산권(IP) 등의 토큰화를 통한 유동성 확보 등도 거론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도 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증권 인프라 구축과 테스트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STO를 초기 벤처·혁신기업의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공시제도와 투자자 보호 장치 등 세부 제도를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법제화 후 시장이 열리기까지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초기 단계의 시장 신뢰도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에서는 STO 시계가 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를 통해 토큰화된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를 24시간 거래하고, 스테이블코인 등을 활용해 사실상 실시간 결제(T+0)를 구현하는 플랫폼을 추진 중이다. 일본 SBI그룹 역시 토큰화 주식과 각종 금융자산을 대상으로 24시간 블록체인 기반(온체인) 거래와 실시간 결제를 지원하는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STO 관련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하며 법제화의 틀을 마련했지만, 유통 인프라 구축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등 핵심 유통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며 골든타임 상실에 대한 우려가 높다. 오는 2030년까지 국내 STO 시장 규모가 3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후속 시행령을 통해 발행·유통 분리 원칙과 투자자 보호 체계를 조속히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STO 법제화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이제는 속도와 콘텐츠의 싸움”이라며 “실제 자금이 흐를 수 있는 유통 인프라를 가동하고, 중소·벤처기업 성장 자금을 실질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상품이 뒷받침돼야 코스닥 3000 시대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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