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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 지난해 TV·가전 '흔들'…양사 돌파구 모색에 총력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3 06:59

수정 2026.02.03 06:59

삼성,LG TV·가전 사업 작년 4분기 모두 영업손실 TV시장은 올해도 시장 회복세 더딜 듯.."불안정성 지속" 양사 AI 탑재 신제품, B2B모델, 구독 등으로 돌파구 모색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LG전자 사전 부스투어에서 AI 홈로봇 'LG 클로이드'가 세탁된 수건을 접고 있다.뉴스1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LG전자 사전 부스투어에서 AI 홈로봇 'LG 클로이드'가 세탁된 수건을 접고 있다.뉴스1

지난 1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서 열린 CES 2026 '더 퍼스트룩' 프레스 컨퍼런스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130형 마이크로 RGB TV'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서 열린 CES 2026 '더 퍼스트룩' 프레스 컨퍼런스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130형 마이크로 RGB TV'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세계 TV·가전시장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디바이스 경험·DX부문)와 LG전자가 지난해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과 관세 전쟁, 글로벌 수요 정체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올해도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TV의 경우 후발 중국업체가 불과 1% 점유율로 바짝 따라붙고 있어, 조직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공지능(AI)전략, 프리미엄 전략, 구독전략 등을 총동원하고 있으나, '구조적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는 지난해 연간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하반기 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탓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모든 사업부문 중에서 영업손실이 난 곳은 VD·DA사업부가 유일하다.

TV·가전 사업 둔화에도 반도체 초호황에 올라타 전사 실적 신기록을 쓴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수익성 악화가 실적에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89조2009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 47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 감소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4·4분기에만 10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9년 만에 분기 실적이 적자 전환했다.

■"올해도 회복세 더딜 것"
적자 전환은 역시 TV와 가전 사업 둔화 영향이 컸다. 가전사업을 맡은 HS사업본부가 1711억원의 영업손실을, TV·모니터 사업 등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가 2615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기반 제품 수요회복 지연과 경쟁심화에 마케팅비 투입이 늘었고, 하반기 들어서는 인력구조 효율화 차원에서 실시한 전사 희망퇴직으로 수천억원 상당 비경상 비용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도 TV·가전 시장 회복세가 더딜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TV 출하량 전망치를 1억9481만대로 예상, 전년 대비 0.3% 감소에서 0.6% 감소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메모리, 디스플레이 패널, 귀금속 가격 상승 등으로 신형 TV 모델의 소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박상호 LG전자 MS사업본부 전무가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경영환경의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고 반도체 가격 상승과 시장 경쟁 심화 변수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연내 흑자 전환 여부에 대해서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힌 것도 올해 시장 회복세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대목으로 풀이된다.

■AI·프리미엄 전략, 돌파구될까
양사는 올해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B2B·구독 등 수익모델 다변화를 통해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삼성전자 VD사업부는 올해 AI 바탕의 고객 경험 차별화를 통해 시장 내 판매 리더십 제고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CES에서 선보인 TV 특화 AI 플랫폼인 '비전 AI 컴패니언' 도입으로 소비자 경험을 확대한다. 아울러 마이크로 RGB TV 등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통해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DA사업부 역시 AI 제품군을 강화하고, 기업간거래(B2B), 구독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 LG전자도 올해 AI 적용 가전 신제품을 확대하고, 구독 등 수익 모델 다변화와 함께 시장 잠재력이 큰 글로벌 사우스 시장에 집중해 성장세를 이끌어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업계에서는 구독이 소비자의 가전제품 구매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둔화되는 시장 속 새로운 수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약 40조원이었던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25년 100조원까지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제품 판매 수요에 기댈 수 없는 만큼, 많이 파는게 아니라 어떻게 파는지가 수익 구조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