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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는 '찐(ガチ)'이야" 열광하는 日젊은 층, 투표장 나올까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2 06:00

수정 2026.02.03 09:01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월 13일 일본 나라현 회담에서 푸른색 유니폼을 함께 착용하고 즉석 드럼 협주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월 13일 일본 나라현 회담에서 푸른색 유니폼을 함께 착용하고 즉석 드럼 협주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달 8일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선거 유세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그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꼽히는 젊은 층이 투표장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다카이치 내각의 높은 지지율이 자민당 표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젊은 층의 투표 참여 여부가 관건이지만 투표일이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및 수험 시즌과 겹친다는 점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본 언론들이 올해 1월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이 일제히 하락했지만 젊은 층은 여전히 견고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이 1월 24~25일 실시한 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57%로 지난해 12월 조사 당시보다 10%p 급락했다. 같은 기간 산케이신문과 FNN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70.8%로 직전보다 4.2%p 떨어졌다.

요미우리신문이 1월 23~25일 조사에서는 4%p 하락한 69%로 집계됐다.

다만 젊은 층에서는 지지율 하락이 크지 않았다. 마이니치 조사를 살펴보면 18~29세에서 72%, 30대 68%로 젊은 층 지지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산케이신문과 FNN의 조사에서는 18~29세 지지율이 88.7%에 달했고 30대도 76.5%였다. 요미우리 조사 역시 18~39세에서 79%로 높았다.

이처럼 젊은 층에서 유독 높은 지지율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카이치가 가치(ガチ)라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치(ガチ)'란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로 '진짜, 진지하게, 진심으로'라는 뜻이다.

IT 저널리스트인 이노우에 도시유키는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젊은 유권자들은 다카이치 총리가 정치에 임하는 자세가 진심이고 정치인으로서 '진짜'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총재로 선출되기 전 '정치 개혁'을 주장하던 개혁파였다. 개혁파이지만 막상 총리가 되자 크게 흔들렸던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과 비교되면서 '다카이치는 진짜'라는 이미지가 더욱 선명해졌다.

올해 1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이 드럼 연주를 한 장면도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이노우에는 "젊은 유권자들은 '저 드럼 실력은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한 수준 낮은 퍼포먼스가 아니다. 취미도 진짜'라며 호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학생 시절 헤비메탈 밴드에서 드럼을 맡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회식 문화에 거리를 두는 것도 젊은 층의 공감을 사고 있다. 밤마다 정·재계 인사들과 고급 음식점에서 회식을 반복하는 '옛 나가타초(永田町·일본 총리 관저와 국회 등이 있는 정치 중심지)식 정치'에 물든 사람이 아닌 '낡은 정치 스타일을 깨줄 사람'이라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당내 기반이 약하고 측근이 적다는 점 역시 젊은 층의 지지 요인이 되고 있다.

산케이는 "여러 베테랑 정치 기자들이 이번 중의원 해산 과정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사전 조율 부족 문제를 지적했지만 젊은 유권자들은 '자민당의 낡은 정치인들에게 눈치보지 않는 모습'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다만 젊은 층이 이번 총선거에 얼마나 참여할지 불확실하다.
자민당 간부는 "총선거 날짜가 동계올림픽 3일차이고 수험 시즌과도 겹치기 때문에 얼마나 투표장에 나올지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