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쌓인 조선소는 이미 포화
인력난에 中 저가 공세 압박도
동남아, 전략적 제조기지 부상
인도 '5대 조선 강국' 목표 지원
조선빅3, 기술 전수 등 적극 투자
베트남, 노동력·생산 경험 강점
HD현대·삼성重 설계 건조 안착
인력난에 中 저가 공세 압박도
동남아, 전략적 제조기지 부상
인도 '5대 조선 강국' 목표 지원
조선빅3, 기술 전수 등 적극 투자
베트남, 노동력·생산 경험 강점
HD현대·삼성重 설계 건조 안착
이런 상황에서 인도와 베트남이 조선 강국 육성을 외치며 각종 인센티브와 정책 드라이브를 앞세워 K조선에 손을 내밀고 있다.
■K조선에 손짓하는 인도, 국내조선 제조기지로 부상
1일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지난 1월 말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직접 만나 조선·해양 산업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도는 HD현대의 핵심 해외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디 정부는 조선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격상시켰다.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을 통해 항만·해운·조선 산업을 묶어 육성하며 2047년까지 세계 5대 조선·해운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인도 조선 시장 규모는 약 9000만달러(약 1305억원) 수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그러나 정부 주도의 선박 발주 확대, 해군 현대화, 항만 인프라 투자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2030년대에는 80억달러(약 11조6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인도는 중소형 선박 건조 경험은 있으나 LNG 운반선이나 대형 상선, 고부가가치 특수선 분야에서는 기술과 경험이 부족해 한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연말 인도 정부 대표단이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을 잇달아 방문해 협력을 타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선 빅3도 인도와 실질 협력에 나섰다. HD현대는 국영 코친조선소와 포괄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타밀나두주 정부와 신규 조선소 건설을 위한 배타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타밀나두 소재 투투쿠디 지역은 입지 측면에서 HD현대중공업의 울산 조선소와 유사해 최적의 부지로 평가받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월 인도 북서부 스완조선소와 MOU를 체결하며 인도 내 첫 생산 협력 기반을 확보했다. 한화오션은 인도 노이다시에 글로벌 엔지니어링 센터를 설립하고 부유식 원유·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 등 해양플랜트 상부 구조물 상세 설계에 착수하며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베트남에선 HD현대, 삼성중공업 등 공격적 투자
베트남도 한국 조선업의 핵심 해외 생산 기지이자 전략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조선산업 발전계획(2020~2030)'을 통해 조선업을 해양 경제의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2030년까지 글로벌 조선 시장 점유율 1%를, 2040년에는 선박 설계 및 기자재 국산화율을 50%, 글로벌 조선 시장 점유율을 2%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정책 환경 속에서 K조선은 베트남을 국내 조선소의 생산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고 있다. 안정적인 노동력과 중국 대비 낮은 지정학적 리스크, 이미 구축된 생산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HD현대다. 현대베트남조선(HVS)은 1996년 현대미포조선과 베트남 국영 조선사 비나신(SBIC)의 합작으로 설립된 한국 조선업 최초의 해외 진출 모델이다. 현재 베트남 전체 수주 잔량의 약 74%, 인도 실적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현지 조선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HD현대미포는 2025년 8월 HVS에 약 8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생산 능력을 연간 15척에서 2030년까지 23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HD현대는 베트남을 기자재와 친환경 설비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두산에너빌리티의 베트남 법인 두산비나를 약 2900억원에 인수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두산비나를 LNG 탱크와 항만 크레인 등 친환경 선박 기자재 공급망의 핵심 기지로 활용하고, 유휴 부지를 활용해 베트남 내 두 번째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중공업도 베트남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원유 운반선 3척을 약 3400억원 규모로 수주하며 현지 건조 모델을 본격화했다. 설계와 핵심 기술은 본사가 맡고, 건조는 현지에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비용 경쟁력과 생산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여 개 항구를 보유한 인도와 항만 확충에 속도를 내는 베트남은 풍부한 인력과 지리적 이점을 갖춘 국가"라며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해야 하는 K조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력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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