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너 아니야?"…'아이스크림 미결제' 초등생 사진 붙인 무인점포 사장, 벌금형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2 05:51

수정 2026.02.02 10:08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무인점포 업주가 자신의 매장에서 아이스크림 1개를 결제하지 않은 초등학생의 얼굴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만 하고 게시했다가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항소5-3부(부장 이연경)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무인점포 업주 A씨(46)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3년 4월 23일 인천의 한 무인점포에서 초등학생 B군(당시 만 8세)이 아이스크림 1개를 결제하지 않고 가져가자 폐쇄회로(CC)TV 영상을 캡처해 얼굴을 불투명하게 처리한 사진 4장을 가게에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사진과 함께 ‘양심 있는 문화인이 됩시다’라는 등 절도를 암시하는 문구를 함께 적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게시물이 붙자 한 매장 손님으로부터 “너 아니냐”라는 말을 듣고 부모에게 이를 알렸다.

B군 부모는 A씨와 여러 차례 통화를 했고 합의가 되지 않자 같은 해 5월 4일 아이스크림값을 결제했다.

A씨는 형사미성년자인 B군이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자 같은 해 7~9월 같은 사진을 또다시 매장에 붙였다.

재판부는 해당 업소가 B군의 학교 옆에 위치하는 데다 모자이크 처리됐더라도 지인이면 B군을 특정할 수 있다는 점을 판단했다. 게시물로 인해 B군이 적응 장애 진단을 받고 불안을 호소하는 등 정신 건강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 점도 봤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입은 정신적 충격의 정도나 명예훼손 정도에 비춰볼 때 피고인의 책임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행위의 정당성만을 강변하고 아동이 입었을 상처를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피고인이 무인점포를 운영·관리하면서 겪었을 고충을 감안하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게시물에서 다소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부족하나마 모자이크 처리를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