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케데헌' 아덴 조 "예상치 못한 성공과 사랑...이미 승리한 기분"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2 14:40

수정 2026.02.02 14:40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 루미 목소리를 연기한 한국계 미국 배우 아덴 조가 지난달 30일 한국 언론과 만났다. 웨이브나인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 루미 목소리를 연기한 한국계 미국 배우 아덴 조가 지난달 30일 한국 언론과 만났다. 웨이브나인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 루미 목소리를 연기한 한국계 미국 배우 아덴 조가 지난달 30일 한국 언론과 만났다. 웨이브나인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 루미 목소리를 연기한 한국계 미국 배우 아덴 조가 지난달 30일 한국 언론과 만났다. 웨이브나인 제공

[파이낸셜뉴스] "'케데헌'은 배우로서 초심을 찾게 해준 작품이에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성공과 사랑을 누렸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 루미 목소리를 연기한 한국계 미국 배우 아덴 조가 지난달 30일 한국 언론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케데헌’에서 작곡가 이재가 루미의 노래를 가창했다면 아덴 조는 루미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그는 "케데헌'은 배우 은퇴를 결심하고 쉬던 중에 만난 작품"이라며 "내가 왜 연기를 시작했는지를 다시 떠올렸고, 배우로서 나도 아직 늦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돌이켰다.

■"인종차별 기억..멋진 배우되고 싶었죠"
아덴 조는 “어릴 적 미국에서 인종차별을 너무 많이 당해 배우가 돼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 그들의 시선을 바꿀 수 있을 줄 알았다”며 연기자를 꿈꾸게 된 계기를 떠올렸다.

언젠가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어 공부도 시작했다.

이날 인터뷰는 한국어로 진행됐고, 일부 표현은 통역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MTV 드라마 ‘틴 울프’(2013-2016)로 이름을 알렸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트너 트랙’(2022)에서 단독 주연을 맡아 한국계 미국인 여성 변호사의 이야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파트너 트랙’의 속편 제작이 무산되면서 배우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는 “어느 순간 ‘내 타임은 지나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런 아덴 조에게 다시 배우로서의 전환점을 안긴 작품이 바로 ‘케데헌’이었다. 에이전트의 권유로 작품을 접했는데, 한국계 여성 감독 메기 강이 연출을 맡았다는 사실이 마음을 움직였다. 원래는 걸그룹 '헌트릭스' 매니저 셀린 역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최종적으로 루미 역을 맡게 됐다.

아덴 조는 처음 도전한 목소리 연기를 위해 음악의 힘을 빌렸다. 그는 “‘내가 제일 잘나가’ ‘라이크 제니’ ‘피땀눈물’ 등 2NE1, 블랙핑크, BTS의 노래를 반복해 들으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고 회상했다.

'핑클과 S.E.S 세대'인 그에게 한국 문화는 늘 가까이 있다. 한국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DVD를 아직도 소장중이라는 그는 김밥, 떡볶이, 냉면부터 보쌈과 족발까지 한국 음식을 사랑하고, 화사와 하츠투하츠까지 K팝을 늘 즐겨 듣는다. 한복에 대한 애정도 깊다. 미국 시상식에서 한복을 입고 참석한 적도 있다.

아덴 조는 동양인 여성 주인공의 할리우드 내 위상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분명 변화가 오기를 바란다”면서도 “아직 체감할 만큼 달라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에서는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한국에서의 관심과 인터뷰 요청이 “부끄러울 만큼 고맙고, 뿌듯하다”며 “대다수 교포 배우들이 그렇듯, 한국에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늘 마음 한편에 있었다”고 말했다.

아덴 조는 요즘 제작자로서의 길도 함께 걷고 있다. 동양인, 특히 20~30대 여성 배우들이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를 직접 만들기 위해서다. 데뷔를 앞둔 K팝 걸그룹 연습생들의 경쟁을 그린 영화 ‘퍼펙트 걸’은 그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그는 “내가 받지 못했던 기회를 다음 세대에는 주고 싶다”며 “미국에서 활동하는 동양계 제작자와 창작자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 결국 우리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미, K팝에 더 많은 기회되길
한편, 제68회 그래미 어워즈를 앞두고 만난 아덴 조는 K팝 아티스트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리길 바랐다. 올해 그래미는 K팝이 장르의 경계를 넘어 본상 무대에서 경쟁한 의미 있는 해로 평가된다.

‘케데헌’의 OST ‘골든’은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 등 총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곡 작업에 참여한 이재, 테디, 24, 아이디오(이유한·곽중규·남희동)는 그래미상을 수상한 최초의 K팝 작곡가·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아덴 조는 지난해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메기 강 감독이 “우리만의 방식으로 이미 승리했다”고 말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이긴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로제는 히트곡 ‘아파트(APT.)’로 그래미 시상식의 포문을 열었고, 캣츠아이는 신인상 후보들과 합동 무대를 꾸몄다.
로제는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레코드’ 등 3개 부문, 캣츠아이는 신인상 등 2개 부문에 각각 후보로 지명됐으나, 아쉽게도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로제 연합뉴스
로제 연합뉴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OST '골든'의 이재(가운데)와 프로듀싱팀이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상을 받은 후 프레스룸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OST '골든'의 이재(가운데)와 프로듀싱팀이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상을 받은 후 프레스룸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