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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올 들어 세계 각국이 자국의 식품 안전을 위해 법 개정·검역·통관 등 비관세 장벽을 강화하면서 K푸드 수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관세 엄포와 맞물려 비관세 장벽까지 겹치면서 K푸드 수출 기업들의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은 경영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삼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태국 1위 대기업 CP그룹 계열사이자 최대 유통사인 CP엑스트라와 함께 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이를 위해 양사는 지난해 12월 현지 시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올해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은 농심은 올 하반기 완공 예정인 부산 녹산 수출전용 공장을 통해 유럽과 남미 시장을 잇는 'K푸드 허브'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공장 가동 시 농심의 라면 생산량은 연간 60억개까지 늘어난다. 지난해 소주 시장에 첫 진출한 오비맥주은 과일 소주 브랜드 '건배짠'을 론칭해 동남아 시장을 공략한다. 파리바게뜨, BBQ 등 치킨·베이커리 업계도 동남아, 중남미, 중국 등 전방위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정부는 올해 'K푸드 플러스(+)' 수출 목표액을 역대 최대인 160억 달러로 정했다.
하지만 K푸드 주요 수출국들의 비관세 장벽이 높아지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의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25% 인상에 더해 비관세 장벽 리스크까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오는 10월 18일부터 모든 수입 식품, 음료, 도축물 및 관련 서비스 전반에 할랄 인증을 의무화한다. 인증이 없으면 통관 자체가 불가능하다. 인니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할랄 인증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왔다.
베트남은 올해 식품 안전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식품안전법 개정을 추진하고, 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자국에 추천 등록된 해외기업(등록번호 부여 기업)의 생산 제품만 수입하기로 했다. 태국은 이달부터 음료 제조 전반에 적용되는 새로운 당도 기준을 마련한다. 태국 음료 시장 전반에 저당·무가당·대체당 중심 경쟁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인 셈이다.
aT 관계자 "한국 식품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당을 줄인 제품보다 태국 기준에 맞춰 처음부터 저당 구조로 설계된 제품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관세 장벽으로 인한 통관 리스크 부담도 적지 않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한국산 식품의 통관 거부 건수는 133건이다. 미국이 65건으로 가장 많고, 중국 37건, 일본 19건 등의 순이다.
정부는 비관세 장벽이 K푸드 수출 리스크로 부각되자 민관 협업의 상시 대응 체계를 가동키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비관세 장벽의 어려움을 조사해 국가·유형별로 분석하고, 세부 대응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담 창구(가칭 N-데스크)를 설치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K푸드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관세 리스크와 함께 주요 수출국의 비관세 장벽까지 높아지면서 수출 환경이 녹록치 않다"며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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