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노동'→'근로' 조례 용어 개정 시도에 양대 노총 반발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2 18:44

수정 2026.02.02 18:44

울산시의회 시교육청 관련 조례 4건 개정안 상임위 통과
국민의힘 서속 권순용 시의원 대표 발의.. 상임위 의원들 옹호
"근로기준법이 정의한 용어와 동일하게 정비하려는 의도"
'노동자', '노동' → '근로자', '근로'로 변경 오는 6일 본회의 심의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철회 요구
지난해 5월 1일 '근로자의 날'도 '노동절'로 변경, 시대 역행 지적
울산시의회가 일부 조례의 '노동' '노동자'라는 용어를 '근로' '근로자'로 변경하는 개정안을 오는 6일 본회에서 처리하기로 하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이 2일 울산시의회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울산시의회 제공
울산시의회가 일부 조례의 '노동' '노동자'라는 용어를 '근로' '근로자'로 변경하는 개정안을 오는 6일 본회에서 처리하기로 하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이 2일 울산시의회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울산시의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시의회가 조례에 포함된 '노동'이라는 용어를 '근로'로 변경을 시도하자 양대 노총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가 "시대 역행적 사고"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울산시민연대,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 등 21개 노동시민사회단체는 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은 노동의 역사를 합의로 쌓아온 도시이다"라며 "이를 시의회가 일방적으로 거꾸로 돌릴 권리는 없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권순용 울산시의원은 최근 울산시교육청 조례 4건에 포함된 '노동자', '노동' 등의 용어를 '근로자', '근로'로 변경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들 조례 개정안은 지난 1월 30일 시의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해 오는 6일 본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권 의원 측은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한 용어와 다른 내용을 법령과 동일하게 정비해 용어 사용에 관한 혼란을 해소하려는 것이다"라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지역 노동시민단체들은 '근로'가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존재,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수동적 존재를 의미하고 '노동'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인정받고자 하는 능동적 존재라며 의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노동계는 "노동이라는 의미에 따라 2021년 울산 근로자종합복지회관은 노동자종합복지회관으로 명칭을 바꿨고, 중앙정부 역시 지난해 법 개정을 통해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변경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권 의원과 이를 통과시킨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역사적, 행정적 무지를 드러낸 것이다"라며 해당 의원들의 사과와 본회의 부결을 촉구했다.

이날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울산 동구)도 보도자료를 통해 “시대정신과 국가 정책 방향에 역행하는 퇴행적 시도이다”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조례에 어떤 용어를 쓰느냐는 우리 사회가 노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일하는 사람을 어떤 존재로 인식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근로가 아니라 노동으로 나아가고 있다”라며 "노동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의 주체로서 권리와 책임을 함께 지는 사회적 주체를 전제로 한다”라고 강조했다.

울산시의회가 일부 조례의 '노동' '노동자'라는 용어를 '근로' '근로자'로 변경하는 개정안을 오는 6일 본회에서 처리하기로 하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을 중심으로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울산시의회 제공
울산시의회가 일부 조례의 '노동' '노동자'라는 용어를 '근로' '근로자'로 변경하는 개정안을 오는 6일 본회에서 처리하기로 하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을 중심으로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울산시의회 제공

진보당 소속 김종훈 동구청장도 앞서 지난 1월 30일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통해 "근로자의 날이 노동절로 바뀌었고 근로감독관 명칭도 노동감독관으로 바꾸기로 한 지금 시대를 따라가기는커녕 역행하는 조례안을 발의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반문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모두 국민의힘 소속인 시의회 교육위원회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가치 선언이 아니라 법 적용의 명확성이다"라고 밝혔다.

조례 용어가 상위 법령 체계와 엇갈리면 현장 해석이 달라지고 집행이 흔들려 결국 당사자 권리 보호를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법제연구원이 참여한 '2025년 울산광역시 조례 입법 평가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큰 방향을 상위법과의 정합성 확보로 두고 개선 권고했다며 이번 용어 개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