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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석화 등 주력사업 적자 상쇄
부업 취급서 실적 버팀목 자리매김
윤활유 성장축 AI 인프라로 확장
서버 식히는 '액침 냉각유' 대표적
부업 취급서 실적 버팀목 자리매김
윤활유 성장축 AI 인프라로 확장
서버 식히는 '액침 냉각유' 대표적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조 단위 적자를 냈던 국내 정유사들이 윤활유 사업을 앞세워 연간 실적 하락을 막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이 국제 유가와 글로벌 경기 변동에 크게 흔들린 반면, 윤활유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를 기반으로 '효자 사업'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윤활유 사업에서 영업이익 607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의 연간 연결 영업이익(4481억원)을 웃도는 규모로, 윤활유 사업이 실적을 사실상 떠받쳤다는 의미다.
에쓰오일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부업으로 취급받던 윤활유 사업이 정유사들의 실적 버팀목으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고부가가치 사업 구조와 낮은 변동성이 있다.
윤활유는 주원료인 윤활기유에 산화안정제·내마모제 등 각종 첨가제를 혼합해 만든 제품으로, 자동차 엔진오일이 대표적이다. 기계의 활동부와 전동부에서 마찰을 줄이고 부식을 방지해 장치의 성능과 수명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차량과 각종 기계 설비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만큼 휘발유나 경유처럼 경기 변화에 따라 수요가 급격히 출렁이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설비 성능과 직결되는 제품 특성상 한 번 거래가 형성되면 공급자와 수요자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윤활유는 단순 소모품이 아니라 장비 신뢰성과 직결되는 제품"이라며 "장기 계약 비중이 높아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윤활유 사업의 성장 축이 기존 자동차·산업용 시장을 넘어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액침 냉각유다. 액침 냉각은 서버 등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냉각용 윤활유에 직접 담가 식히는 차세대 냉각 기술이다. 기존 공랭 방식보다 냉각 효율이 높아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화재 위험을 낮추는 등 안전성과 공간 활용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고발열이 불가피한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 배터리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엔무브를 비롯해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도 액침 냉각유를 향후 윤활유 사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관련 기술 개발과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적인 정유 사업의 보완 수단에 머물렀던 윤활유가 앞으로는 AI·데이터센터 시대를 떠받치는 전략 사업으로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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