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보험사기 피해액 1조원 이상
진단서 위조 등 사고 조작이 58%
AI로 서류 교차검증하고 오류 잡아
진단부터 처방까지 조작 정교해져
개별 보험사 대응할 기술력 부족
적발 사례 공유해 공동 대처해야
진단서 위조 등 사고 조작이 58%
AI로 서류 교차검증하고 오류 잡아
진단부터 처방까지 조작 정교해져
개별 보험사 대응할 기술력 부족
적발 사례 공유해 공동 대처해야
하지만 개별 보험사 차원에선 아직 대응할 기술이 없고, 금융당국은 조직적 범죄 행태로 나타나지 않은 만큼 뾰족한 수가 없는 상태다. 보험조사 담당자에 대한 교육과 보험사 간의 합동 대응이 최선이지만 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AI로 사고도 '만들어낸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적발금액 기준 진단서 위·변조 등을 통한 사고내용 조작은 전체(1조1502억원) 보험사기 가운데 58.2%(6690억원)를 차지했다.
진단서 조작은 지금도 대표적인 보험사기 유형이다. 스캔 후 포토샵 등으로 질병명이나 금액, 날짜 등을 수정하는 일은 빈번하다. AI를 쓰면 이 작업이 매우 정교해진다. 글자체를 보다 이질감 없게 수정해주는 것은 물론 의학용어를 바로잡아 주고, 전체적인 진단이나 처방 흐름 자체를 자연스럽게 교정해주는 일이 가능해진다. 제일 큰 문제는 '검사-소견-처방' 간 논리적·행정절차적 일관성을 갖춰주는 동시에 여러 서류를 교차검증해 오류를 지워준다는 점이다.
자동차 사고 발생 시 파손 부위 부풀리기, 사고 장소 합성 등 사진 조작이나 음성변조는 손쉬운 수준이다. 특히 AI는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험사기에 '성공'한 사례를 분석해 앞으로 그 가능성을 높일 방법을 찾는다. 나아가 존재하지도 않았던 사고나 질병을 그럴듯하게 생성해내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조작기술이나 의료지식이 부족한 이들에게 보험사기에 접근하는 문턱을 낮춰주는 셈이다.
보험사들의 구조적 문제도 있다. 핵심성과지표(KPI)에 신속지급 기간 등이 포함되는 만큼 보험사기 적발보다는 얼마나 빠르게 청구를 처리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진다.
■결국은 사람 손을 거쳐야
AI가 조작한 부분은 AI로 밝혀낼 수밖에 없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광학문자인식(OCR) 기술로 보험금 내역에서 데이터를 추출해 검증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100% 적발은 안 되고, 그마저도 고도화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중소형사들은 비용 부담이 커 개발이 더디고, 도입한다고 해도 미흡한 질과 데이터 양으로 성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손24 연계 확대가 예방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 병원·약국에서 고객이 선택한 진료·처방 내역을 보험사가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이상신호를 감지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하지만 현재 국내 전체 요양기관 10만5000곳 가운데 약 25%만 연계돼 있다. 병·의원이나 약국에서 받은 기록을 조작해 제출할 경우 적발은 보험사 역량에 기댈 수밖에 없다.
금감원도 당장은 대책이 없는 형편이다. 보험사에 주의나 권고를 하는 데 그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고객의 개인정보를 모두 열어볼 수는 없어 현실적으로 모든 건을 적발하기는 어렵다"며 "조직적 움직임이 감지되면 조사 및 수사 의뢰 등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수작업으로 잡아내야 하는 게 현실이다. 물론 AI보다 성능은 부족하지만 적발 경험이 누적되면 유형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체계적인 집단교육이 요구되고, 보험사 간의 정보 공유를 통해 공동 대처하는 조직과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철현 한국보험범죄문제연구소장은 "기술이 보완이 되기 전까지는 최대한 담당자 교육을 통해 보험사기를 걸러내야 한다"며 "특히 장기보험은 수령 보험금이 비교적 소액이라 기계적으로 지급하는 경향이 강한데 더욱 면밀히 들여다보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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