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39년째 못찾은 우리아들… 명절 때면 가장 생각나" [잃어버린 가족찾기]

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2 18:24

수정 2026.02.02 18:24

"엄마 아빠" 겨우 말하던 네살배기 병우
충남 연기군 자택 마당서 놀다 사라져
당시 하늘색 반소매에 보라색 바지 입어
가족 모여도 가슴아파 아이 이야기 못해
"39년째 못찾은 우리아들… 명절 때면 가장 생각나" [잃어버린 가족찾기]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늘 미안해요."

이옥순씨는 39년 전 실종된 아들 최병우씨(현재 나이 43·현재 추정 사진)를 떠올리며 눈물을 삼켰다. 아들이 사라진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미안함은 조금도 옅어지지 않았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을 안고 살아왔다.

병우씨는 지난 1987년 5월 21일 충남 연기군(현 세종시) 금남면 신촌리 자택 마당에서 세발자전거를 타며 놀던 중 실종됐다. 당시 이씨는 함께 놀던 병우씨의 동생을 집안으로 데려와 재운 뒤 다시 마당으로 나왔지만 병우씨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이씨는 "평소에도 마당에서 자전거를 타고 잘 놀았는데 잠시 동생을 재우고 마당에 나와보니 아이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며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병우씨가 사라지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뒤 남편과 함께 인근 보육원 등을 찾아다니며 행방을 수소문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실종 아동을 체계적으로 수색하는 제도나 사회적 인식이 미비해 병우씨를 찾는 덴 한계가 있었다. 이씨는 "아이가 '엄마', '아빠' 정도의 말은 잘했지만, 다른 말은 잘하지 못해 어디를 갔더라도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후 이씨는 아들을 찾기 위해 한 방송사의 실종 어린이 찾기 캠페인에도 출연하고, 신문에 여러 차례 사연을 실었지만 병우씨에 대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이씨 부부는 약 3년간 병우씨를 찾기 위해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끝내 남은 건 빚뿐이었다.

그는 "아이를 찾기 위해 남편이 직장에 제대로 나가지 못하고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빚을 지게 됐다"며 "경제적으로 더는 버티기 어려워 일단 다시 일을 한 뒤 아이를 찾자고 했지만, 결국 여태까지 찾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이씨의 마음 한편에는 병우씨를 더 찾지 못했다는 게 한으로 남아 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상황에서 아이를 더 적극적으로 찾지 못했다는 자책감 때문이다. 그는 각종 간담회나 홍보 활동에 더 나섰다면 병우씨에 대한 소식을 하나라도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을 지금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탓에 병우씨에 대한 미안함은 시간이 흘러도 그대로다. 명절이 돌아올 때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존재 역시 실종된 아들이라고 했다. 이씨는 "명절에 가족들이 함께 모이면 아들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며 "다른 가족들은 내가 가슴이 아플까 봐 내 앞에서 아이 이야기를 못 꺼내고 있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런 이씨의 바람은 병우씨를 다시 한번 만나 꼭 안아주는 것이다.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미안하다"는 말뿐이라고 했다.
그는 "그냥 아들한테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다시 만나게 된다면 미안하다고 말하고 꼭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만 3살 때 실종된 병우씨는 둥근 얼굴형이 특징이다.
실종 당시 하늘색 반팔 티셔츠에 보라색 7부 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파란색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고 한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