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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밀어내고 '찬란한 봄'이 온다 [이현희의 '아트톡']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2 18:30

수정 2026.02.02 19:38

알렉스 카츠 'Iris Study 7'
알렉스 카츠 'Iris Study 7' 서울옥션 제공
알렉스 카츠 'Iris Study 7' 서울옥션 제공

겨우내 움츠리게 했던 한기를 밀어내 줄 입춘이 눈앞이다. 24절기 가운데 첫 절기이자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은 점차 뚜렷해질 봄기운을 재촉한다. 이처럼 시간과 촉감이 알려주는 계절의 변화를 더 빠르게 느낄 수 있게 하는 작가가 있다. 밝은 기운과 생동감을 시각적으로 먼저 느끼게 해주는 알렉스 카츠다.

카츠의 작업은 풍경과 꽃, 인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주제들은 일정 기간을 두고 집중적으로 그려지는 편이다.

꽃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1950년대 미국 메인주에 위치한 여름 별장의 화병에 꽂힌 꽃들에서 시작되어 1960년대에 핵심 주제로 등장했고, 근래에 들어 다시 선택되었다.

우리에게 붓꽃으로 알려진 아이리스를 담은 'Iris Study 7'은 강렬함으로 시선을 끈다. 옅게 깔린 노란빛 위로 선명한 주홍빛 배경을 가득 올렸다.

아이리스는 보통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할 때 정원의 주연이 되는 품종으로 힘 있게 뻗친 잎과 여리하게 퍼져 내리는 청초한 꽃잎이 매력적인 꽃이다. 이 그림에서도 기다랗게 뻗은 잎 사이로 수줍게 얼굴을 내민 세 개의 노란색 꽃이 따뜻하고 찬란한 경험을 선사한다.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빛깔을 가졌다는 어원처럼 카츠의 아이리스는 다채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화폭으로 옮겨진다.
같은 소재를 담고 있더라도 화면에 담기는 구성과 색상, 형태 등이 다르다. 풍경에서 빠져나와 사각의 화면 안에 다시 자리하는 꽃들은 최소화된 세부 묘사, 극적인 확대나 압축의 형태로 남겨지며 단순화된 색면과 붓놀림을 따라 각기 다르게 강조되어 자연의 움직임에 대한 순간적인 인상을 전달한다.


들판과 정원에서 햇빛에 자라나고 바람에 숨 쉬는 자연의 꽃들로부터 영감받는 카츠가 2019년에 제작한 'Iris Study 7'은 황금빛 석양과 잔잔한 대기감이 반영되어 시적인 사고를 유도한다.

이현희 서울옥션 아카이브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