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클린턴, 엡스타인 관련 하원 출두…전직 대통령 의회 증언, 1983년 이후 처음

뉴시스

입력 2026.02.03 10:25

수정 2026.02.03 10:25

증언 불응에 민주 가담 의회 모독죄 기소 표결 앞두고 굴복 증언 시간과 증언 주제 등에 대한 제한 두지 않기로 합의 클린턴 부부 지난달 “국민을 위해 싸울 준비” 선언했으나 의회에 백기 투항
[뉴욕=AP/뉴시스]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4일 뉴욕에서 열린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2.03.
[뉴욕=AP/뉴시스]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4일 뉴욕에서 열린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2.03.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는 2일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과 관련해 하원 감독위원회 조사에서 증언하기로 합의했다.

하원은 클린턴 부부가 증언을 거부하자 의회 모독죄로 기소하기 위한 표결을 하기로 결정하자 이에 굴복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2일 보도했다.

엡스타인 파일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에 관한 내용이 공개된 뒤에도 클린턴 부부는 위원회 공위원장인 제임스 R. 코머 하원의원(공화·켄터키)이 발부한 소환장에 응하지 않았다.

클린턴 부부는 소환장이 무효이며 코머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들을 표적으로 삼으려는 음모에 가담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감독위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클린턴 부부를 형사 모독죄로 기소할 것을 권고하는 데 찬성표를 던지자 클린턴 부부는 백기를 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클린턴 부부 측 변호인단은 2일 코머 의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상호 합의된 날짜에 증언을 위해 출석할 것이라며 4일로 예정된 모욕죄 표결을 진행하지 말아 줄 것을 요청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엡스타인 사건 수사로 의회에서 증언하는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NYT는 전했다.

1983년 제럴드 R. 포드 대통령이 헌법 제정 200주년 기념행사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의회에 출석한 이후 전직 대통령이 의회에 출석한 적은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2022년, 2021년 1월 6일 발생한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을 조사하는 특별위원회로부터 소환장을 받았으나 소송을 제기했고 위원회는 소환장을 철회했다.

NYT가 입수한 코머 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위원회 전체 위원들과 4시간 동안 녹취록 작성을 위한 인터뷰에 응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부적절하고 전례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던 사항이다.

변호사들은 엡스타인을 만난 적도, 대화한 적도 없다고 주장해 온 힐러리 클린턴의 경우 증언 대신 선서 진술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다만 필요한 경우 위원회가 직접 인터뷰를 요구할 경우 응하기로 했다.

코머 의원은 클린턴 전 대통령측의 제안을 단호히 거부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말이 많은 사람이라 시간을 끌려고 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4시간의 증언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코머 의원은 클린턴 부부의 변호사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특별 대우를 바라는 것은 실망스러울 뿐만 아니라 투명성을 원하는 국민의 염원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말했다고 NYT는 입수한 서한을 인용해 전했다.

코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인터뷰 범위를 엡스타인 관련 사안으로 제한해 달라는 요구도 거부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엡스타인 수사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인위적으로 좁은 정의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머 의원은 큰린턴은 제프리 엡스타인 및 길레인 맥스웰과의 개인적인 관계, 그들이 권력자들에게 아첨하려 했던 방식, 대통령 퇴임 후 자신의 권력과 영향력을 이용해 엡스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한 답변을 거부할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코머 의원의 서한에 대한 답변으로 클린턴 부부는 다시 2일 저녁 코머 의원의 모든 요구 사항을 수용했다.

따라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증언 시간 제한이나 공화당 의원들이 질문할 수 있는 주제 범위에 대한 제한을 없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19년 감옥에서 사망한 엡스타인과 알고 지냈지만 엡스타인의 개인 섬을 방문한 적은 없으며 20년 전에 그와 연락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행 기록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2년과 2003년 엡스타인의 개인 제트기를 이용해 네 차례 해외여행을 했다.

앞서 클린턴 부부는 지난달 13일 코머 의원에게 보낸 장문의 서한에서 “모든 사람은 자신이 충분히 보고 경험했으며, 어떤 결과가 따르더라도 이 나라와 그 원칙, 그리고 국민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되었다고 느낄 때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우리에게는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클린턴 부부는 하원 감독위와 물밑 협상을 벌여 코머 위원장이 자신들을 모욕죄로 기소하지 않도록 하고 소환장도 철회하도록 설득하려 했지만 무산된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