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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집 팔아 세금납부 잔인하다"했지만 '올스톱'...韓 고액 자산가 '국외 탈출' 세계 4위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3 16:00

수정 2026.02.03 16:00

지난해 2400명 고액 자산가 해외 이주
李대통령 '상속세 개편' 필요성 언급했지만
지난해 말 소관 상임위 문턱 못넘고 좌초
경제계 "최소한 분납이라도 허용해 달라"
한국 상속세 최고세율, 50%..세계 2위
최대주주 할증 시 60%로 상승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통신사진기자단
[파이낸셜뉴스] 상속세 부담에 한국 자산가들의 국외 이탈이 세계 4위라는 집계가 나왔다. 지난해에만 2400명의 고액 자산가들이 해외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여당의 상속세 완화 논의는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중단된 상태다. "상속세율 인하나 과표구간 개정이 어렵다면, 최소한 분납이라도 허용해 달라"는 게 경제계 주장이다.

■李 "집 팔아 세금납부 잔인하다"했지만 '올스톱'
대한상공회의소 3일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방식 다양화 연구' 보고서에서 상속세 과세인원은 2002년 1661명에서 2024년 2만1193명으로 약 13배 급증했으며, 총 세수 대비 상속세수 비율이 같은 기간 0.29%에서 2.14%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의는 또한 현행 상속세 제도가 유지될 경우, 상속세수는 2024년 9조6000억원에서 2072년에는 35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계했다. 상속세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70세 이상 사망자 수가 2025년 26만4000명에서 2072년 68만7000명으로 2.6배 증가할 것이란 점을 근거치로 삼았다.

상의 자료 캡처
상의 자료 캡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상속세율(과표구간 30억원 이상 50%)은 일본(55%)에 이어 세계 2위다. 이른바 '기업가 집안'의 경우, 최대 주주 할증시 세율이 60%로 치솟는다. 상의는 "상속세는 수십 년간 근본적인 제도 변화없이, 세 부담 규모만 키운 탓에, 최근엔 초부유층뿐만 아니라, 중산층까지 체감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상속세가 부유층만의 '특별세'가 아닌, '보통세'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상속·증여세법 개정 논의는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 "(상속세 낼) 돈이 없다고 집을 팔아야 하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고 밝혀, 일시 탄력을 입었으나, 소관 상임위 문턱도 넘지 못한 채 해를 넘기면서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는 연간 한국 고액 자산가들의 해외 유출이 최근 1년간 2배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고액자산가 순유출 잠정치는 2024년 1200명에서 2025년 2400명으로 급증하며, 영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50~60%에 달하는 상속세가 자본의 해외 이탈을 가속화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계 "개인·대기업도 분납 확대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대한상의 제공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대한상의 제공
상의는 현재 가업상속 중소·중견기업에만 적용되는 상속세 '연부연납 제도'(최대 20년 분납 또는 10년 거치 후 10년 분납)를 개인과 대기업(거치기간 없이 10년 분납만 허용)에도 확대 적용해 달라는 입장이다. 10년 분납 시, 실질부담률은 일시납부 대비 70% 수준인 반면, 가업상속 중소·중견기업에만 적용되는 20년 분납은 51.4%, 10년 거치·10년 분납은 32.3%까지 낮아진다는 것이다.
기간별 부담률이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현행 상속세제가 일반 국민과 다수 기업에게 불합리한 차별로 작용하고 있다"며 "높은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기업투자 위축, 주가상승 부담, 경영권 매각 등 부작용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인 만큼,
납부 방식의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