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322명, 초과근무수당 미지급 논란
재량근로제 폐지하고 선택근로제 도입
재량근로제 폐지하고 선택근로제 도입
[파이낸셜뉴스]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디자이너들의 초과근로 문제를 인정하고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창의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떠오른 젠틀몬스터의 급성장 이면에 근로제도를 편법 운영해온 부작용이 터져나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젠틀몬스터 운영사 아이아이컴바인드는 3일 김한국 대표이사 명의 사과문을 내고 "최근 제기된 과로 및 근로제도 운영 미흡 등 근로환경과 관련해 부족한 부분이 있었음을 명확히 인식했다"며 장시간 과로에 대한 처우가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젠틀몬스터 근로제도 문제의 핵심은 재량근로제였다. 젠틀몬스터는 전문, 창의직에 한해 업무 수행 방식과 시간을 노동자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재량근로제를 도입해 운영해왔다.
그러나 디자이너들은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려 재량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시즌에 따라 최대 주 70시간을 근무하는 등 근로기준법상 최대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포괄임금제 계약에 따라 하루 1시간의 초과근무를 하도록 돼있었지만 이를 훨씬 뛰어넘는 근로를 수행하고도 초과수당도 지급되지 않았다.
젠틀몬스터는 이같은 지적을 인정하고 이달부터 재량근무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오는 4월부터 근태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초과근무에 대해 제대로 측정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출근시간 외에 퇴근시간은 근태관리가 되지 않아 초과근무가 제대로 계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젠틀몬스터가 재량근로제를 위반했다고 볼 경우 초과근무수당을 체불임금으로 보고 회사가 직원에게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근무시간이 책정되지 못하면 디자이너들은 체불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게 된다.
젠틀몬스터는 재량근로제를 폐지하는 대신 직원들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선택근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추가근무 시간을 근로계약에 포함하는 포괄임금제는 유지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회사가 추가수당을 제대로 지급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젠틀몬스터는 단기간에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장시간 근로에 내몰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는 2016년 매출액 1551억원을 기록한 후 2021년 3000억, 2023년 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최근 급성장을 거듭하고 잇다. 지난해 매출액은 7891억원으로, 성장세를 볼 때 올해 1조원 안팎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말 기준 3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내고서도 직원들의 초과근무에 대해 제대로 된 보상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을 비롯해 급성장한 회사 직원 대부분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지만 나이대가 어린 직원이 많아 초과근무에 대한 보상이 명확한 편"이라며 "젠틀몬스터는 최근 회사들의 보상체계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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