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美 '디지털 통상 장벽 완화' 압박… 쟁점별 맞춤 대응 필요"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3 18:20

수정 2026.02.03 18:37

무협 디지털 통상 쟁점 보고서
"온플법 등 '국제 규범' 따르되
지도·망사용료는 '주권 확보'
디지털 경쟁력 높이는 계기로"
"美 '디지털 통상 장벽 완화' 압박… 쟁점별 맞춤 대응 필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디지털 통상 장벽' 완화를 요구하면서 우리 정부의 쟁점별 맞춤 대응전략 필요성이 제기됐다. 온라인플랫폼법 등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들과 진행 중인 유사한 쟁점의 경우 국제적인 규범 흐름을 따르되, 망사용료 등 한미 양국 간 특수 쟁점에는 디지털 주권 확보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사 쟁점, 글로벌 표준·정합성 확보

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미국발 디지털 통상 쟁점 국가별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무역 규모는 지난 2024년 7조2300억달러로 집계돼 전체 글로벌 무역 규모(33조달러)의 21.9%를 차지했다. 지난 2020년(4조5900억달러)과 비교하면 연평균 12.1% 성장한 규모다.

특히 지난해부터 미국이 국가별 관세협상에서 디지털 통상 쟁점을 주요 의제로 논의하면서 국가 간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는 추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디지털세,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률, 디지털 시장 규제는 모두 미국의 기술을 해치거나 차별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주요 국가별로 쟁점화되고 있는 디지털 통상 이슈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우선 우리나라와 유사한 규제가 주요국에서도 다뤄지고 있는 '해외 유사 쟁점'이다. 정부와 여당이 도입을 추진 중인 온라인플랫폼법,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 정보 근절법) 등이 여기에 속한다.

무협은 "독자적인 규제를 고집하기보다 국제적인 규범 흐름과 발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약 상이한 규범이 불가피하다면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명확한 논리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디지털서비스세와 인공지능(AI) 규제와 같이 현재는 쟁점이 되지 않았으나 향후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잠재적 주의 쟁점' 유형으로, 유럽연합(EU)의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참고해야 한다고 무협은 조언했다.

■특수 쟁점, 주권 확보·마찰 최소화

마지막은 국내에서 유독 부각되는 '한국 특수 쟁점'이다. 망사용료 부과 문제나 위치기반 데이터의 국외 반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이미 미국과의 무역투자 합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만큼 디지털 주권 확보와 통상 마찰 최소화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무협은 "망사용료 논쟁은 일부 국가에 한정된 이슈로 미국이 한국에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한 점을 고려할 때 원칙적으로 기업 간 자율영역을 존중하며 주요국 사례를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치기반 데이터 반출의 경우 오랜 기간 논의된 사안으로 통상 압박 완화를 위해 디지털 산업 경쟁력 제고 및 한국의 안보적 특수성을 고려한 새로운 해법 마련이 바람직하다"고 짚었다.


아울러 보고서는 디지털 통상 이슈를 단순한 대외 압박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유망 국가와의 디지털 통상협정 체결 등을 통해 우리 산업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