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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다리 떨며 흐물흐물"..10대 노리는 '좀비담배' 가 뭐길래 [건강잇슈]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4 05:50

수정 2026.02.04 05:50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한 '좀비 담배'로도 불리는 마약 '에토미데이트'의 영향으로 좀비처럼 비틀거리며 걷거나 주저 앉은 사람의 모습. 사진=류큐방송 유튜브 갈무리, 뉴스1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한 '좀비 담배'로도 불리는 마약 '에토미데이트'의 영향으로 좀비처럼 비틀거리며 걷거나 주저 앉은 사람의 모습. 사진=류큐방송 유튜브 갈무리, 뉴스1


[파이낸셜뉴스] 관세청은 일명 ‘좀비담배’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Etomidate)’의 국내 불법 반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국경단계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3일 밝혔다.

에토미데이트는 의료 현장에서 전신마취 유도제로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으로, 현재 식약처의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정식수입허가를 받거나 의사의 처방전 없이는 수입통관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태국과 일본 등지에서 에토미데이트를 액상 전자담배에 섞어 흡입하는 행위가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며, 국내 확산 우려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토미데이트 과다 투여 시, 중추신경계 억제, 호흡 저하, 신체 마비 등의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다.

최근 관세청은 태국발 항공 여행자의 기탁수하물에서 에토미데이트 성분이 함유된 액상 카트리지 149점을 적발했고, 라오스발 특송화물에서도 아로마오일로 위장한 에토미데이트를 잇따라 적발했다.



지난해 12월엔 대구 수성구의 한 피부과 의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가 4년간 의사 명의를 도용해 에토미데이트 7000병과 프로포폴 110병을 불법 구입한 후 이들 약을 자영업자, 인터넷 방송 진행자(BJ) 등에게 불법 판매하고 함께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관세청은 에토미데이트의 밀반입 시도가 증가할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여행자·국제우편·특송화물 등 모든 반입경로를 대상으로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검찰·외교부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마약류 범죄 전과자 정보, 마약성 의약품 과다처방 정보 등을 받아 태국·인도 등 우범국 발 여행자와 화물에 대한 선별·검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온스캐너·라만분광기 등 첨단 검색 장비에 에토미데이트 성분을 업데이트하고, 전용 간이 키트를 도입해 현장 적발 능력을 지속해서 강화할 예정이다.

전자담배에 마약 성분 섞어..좀비처럼 팔다리 흐물흐물


에토미데이트는 전신마취를 유도할 때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이다. 과남용하면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근육이 수축하고, 근육의 긴장도에 영향을 미쳐 경련을 일으킨다. 선 채로 좀비담배를 피우면 의식이 저하된 채 팔다리가 흐물거리는데, 좀비로 비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마약 밀매업자가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전자담배에 이 성분을 함유해 유흥가와 온라인을 통해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태국·일본·싱가포르에서 이 담배에 현혹되는 10대 청소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보건당국이 압수한 전자담배의 3분의 1에서 에토미데이트가 검출됐다.

프로포폴과 유사한 효과 때문에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기도 한다. 투약 시 심한 졸음이 쏟아지고 호흡이 느려지며 저혈압과 메스꺼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의식 불명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에토미데이트를 장기간 투여하면 콩팥 위에 위치한 부신의 기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부신피질호르몬 분비가 억제돼 내분비계 장애가 나타나고, 이를 통해 의식이 떨어지다가 심하면 숨을 쉬지 못하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 최근 중국에선 에토미데이트를 넣은 전자담배를 장기간 피운 15~20세 환자들의 부신 기능이 크게 떨어지고 내분비계 장애가 발생한 사례가 보고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