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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로 맞은 듯한 통증"..단순 감기인줄 알았던 24세女 갑자기 사망, 무슨 일? [헬스톡]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4 05:40

수정 2026.02.04 10:18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건강하던 20대 여성이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다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사연이 전해졌다.

3일 영국 일간 더선 등 보도에 따르면 헤리퍼드에 거주하던 클로이(24)는 사망 며칠 전 기침과 두통을 호소했고, 의료진으로부터 가슴 감염(기관지염 등 호흡기 감염의 통칭) 진단을 받아 항생제를 처방받았다. 두통 역시 시력 문제로 여겨 안경을 바꾸는 정도로만 대처했다.

집에 돌아온 클로이는 며칠 후 갑자기 쓰러져 호흡이 멈춘 상태로 발견됐다. 구급대원들은 현장에서 약 1시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호흡이 돌아온 클로이를 병원으로 옮겼다.



병원에서 시행한 CT 검사 결과, 의료진은 뇌동맥류 파열에 따른 대규모 뇌출혈을 확인했다. 의료진은 추가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클로이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사망했다.

의료진들은 “뇌동맥류는 평소엔 조용하지만, 한 번 터지면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환자, 15년새 8배 늘어


뇌혈관 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는 평소 아무 증상 없이 지낸다. 하지만, 한 번 파열되면 생명을 위협하는 급성 응급질환으로 돌변한다. 치명적인 뇌졸중 형태인 지주막하출혈의 대표 원인으로,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국내 뇌동맥류 환자 수는 2007년 약 1만2000명 수준에서 2022년에는 약 9만7000명으로 급증했다. 15년 만에 8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뇌졸중협회(ASA)에 따르면 성인 인구의 약 2~3%가 크고 작은 뇌동맥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파열 환자의 10~15%는 병원 도착 전 사망할 정도로 위험하다.

국내에서도 매년 5000여명의 환자가 '파열' 상태로 응급 치료를 받는다. 문제는 치명률이다. 파열된 뇌동맥류 환자 세 명 중 한 명은 목숨을 잃고, 살아남더라도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적지 않다.

파열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환자들이 '망치로 맞은 것 같은 통증', '살면서 가장 심한 두통'으로 표현하는 벼락두통이다. 통증은 수 초 내 최고 강도에 도달하며 '갑작스러운 구토', '뒷목이 뻣뻣해지는 느낌', '눈앞이 흐려지거나 의식이 멀어지는 증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증상을 단순 두통으로 넘기지 말고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뇌동맥류 파열은 분 단위로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치료 지연이 곧 치명적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의료진은 “두통이 예전과 다르다는 느낌이 들면, 그 자체로 이미 신호”라며 “참아보겠다는 판단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협을 키우는 요인은 흡연, 고혈압, 혈관 염증, 과거 외상, 뇌혈관 질환 등이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약 4배정도 높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증상이 없어도 검진을 해보는 것이 좋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