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마로는 디즈니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익스피리언스(Experiences)' 부문 회장으로, 테마파크와 크루즈, 리조트 사업을 총괄해 왔다. 디즈니 이사회는 최근 몇 년간 회사 수익 구조가 콘텐츠보다 체험형 사업 중심으로 이동한 점을 반영해, 해당 부문 책임자를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CEO 선임은 디즈니가 아이거의 후임을 한 차례 잘못 선택한 뒤 약 4년 만에 내린 결정이다.
제임스 고먼 디즈니 회장은 CNBC 인터뷰에서 "지난번과 같은 혼란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매우 체계적이고 신중한 승계 절차를 거쳤다"고 강조했다.
디즈니는 2023년 승계 계획 위원회를 출범시킨 데 이어, 2024년 모건스탠리에서 성공적인 CEO 승계 과정을 이끌었던 고먼 회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후보 검증에 착수했다. 아이거가 계약 연장에 동의하면서 이사회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후보들을 검토했다.
외부 인사도 검토 대상에 올랐지만, 내부 후보 가운데에서 차기 CEO를 선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내부 후보들은 아이거의 멘토링을 받았고, 아이거를 포함한 15명의 이사회 멤버들과 교류하며 외부 코칭도 제공받았다. 그 과정에서 다마로와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공동 회장인 데이나 월든이 최종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1998년 디즈니에 합류한 다마로는 현재 진행 중인 600억달러 규모의 테마파크·크루즈·리조트 투자 프로젝트를 주도해왔다. 그는 전 세계 디즈니 테마파크와 리조트, 크루즈선의 설계·개발을 담당하는 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링과, 에픽게임즈와의 협력을 포함한 라이선싱 사업도 총괄해 왔다.
디즈니의 최근 실적 구조도 그의 부상을 뒷받침한다. 영화 흥행과 스트리밍 사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사 전체 이익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테마파크와 크루즈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디즈니는 향후 10년간 체험형 사업 확대에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월든은 새로 신설된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로 자리를 옮겨, 디즈니의 영화와 스트리밍 콘텐츠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그는 다마로 CEO에게 직접 보고한다.
일각에서는 디즈니가 공동 CEO 체제를 선택할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이사회는 단일 CEO 체제를 유지하는 쪽을 택했다. 최근 오라클과 스포티파이 등이 공동 CEO를 도입한 것과는 다른 선택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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