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지난해 기업결합 건수는 감소했지만, 일부 대규모 거래의 영향으로 전체 결합 금액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결합 신고면제 대상 확대 등으로 소규모 결합은 줄어든 반면,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결합이 다수 이뤄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결합 건수는 590건으로 2014년(571건)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로는 208건(26%) 감소했다.
이는 2024년 기업결합 신고면제 대상이 확대되면서 신고 건수는 줄어든 반면, 상대적으로 대형 기업결합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인공지능(AI) 가치사슬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결합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특히 게임·화장품·미용서비스 등 K-컬처 관련 사업 분야에서 기업결합이 두드러진 특징을 보였다.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416건으로 전년 대비 206건 감소했다. 결합 금액은 52조 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조 8000억 원 줄었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을 결합한 사례는 건수(13→20건)와 금액(9000억 원→2조 6000억 원) 모두 증가했다.
대기업 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은 137건으로 전년 대비 30.5%(60건) 감소했으며, 결합 금액 역시 전년 대비 23.2% 줄어든 21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용호 공정위 국제기업결합과장은 "공정위는 지난해 총 590건의 기업결합을 심사했으며, 이는 결합 금액 기준으로 약 358조 원에 해당한다"며 "건수는 전년 대비 26% 감소했지만 금액은 30% 증가해 지난해에는 비교적 대형 기업결합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업집단별로는 SK가 12건으로 기업결합 신고 건수가 가장 많았고, 태광(8건), 한화(7건)가 뒤를 이었다. 기업집단 내 단순 구조 개편(계열사 간 기업결합)을 제외하면 SK와 태광이 각각 7건, 한화 6건, 유진 4건 순으로 신고가 이뤄졌다.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174건으로 전년 대비 2건 감소했으나, 결합 금액은 305조 9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84조 8000억 원 증가했다.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결합한 사례는 43건으로 전년(49건) 대비 줄었지만, 결합 금액은 10조 8000억 원으로 4000억 원 늘었다.
업종별 기업결합 현황을 보면 제조업이 223건(37.8%), 서비스업이 367건(62.2%)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에서는 전기전자(64건), 기계금속(60건), 석유화학·의약(55건) 순으로 기업결합이 많았으며, 서비스업에서는 금융(113건), 도소매유통(56건), 정보통신방송(49건) 순으로 집계됐다.
신 과장은 "반도체·데이터센터·로봇 등 AI 가치사슬 분야와 게임·화장품·미용서비스 등 K-컬처 관련 산업에서 기업결합이 활발하게 이뤄졌다"며 "한류 확산을 배경으로 엔터테인먼트·뷰티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외 기업 간 결합이 다수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K-컬처 관련 기업결합은 글로벌 공통 현상이라기보다는 한국 시장에 특화된 성격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결합 수단별로는 주식 취득이 321건(54.4%)으로 가장 많았고, 영업양수 98건(16.6%), 합작회사 설립 201건(21.7%), 임원 겸임 38건(6.4%), 합병 37건(6.3%) 순이었다.
기업결합 형태별로는 수평·혼합결합에서 심사 건수가 감소했으며, 수직결합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형태별 비중은 수평결합 41.2%, 수직결합 11.2%, 혼합결합 47.6%로 전년과 유사했다.
공정위는 경쟁 제한 우려가 있어 면밀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50건을 심층 심사했다. 이 가운데 'Synopsys의 Ansys 주식취득 건', 'CJ ENM의 콘텐츠웨이브 임원 겸임 건', '지마켓·알리익스프레스 기업결합 건' 등 3건에 대해서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또 기업결합 신고 의무를 위반한 29건에 대해 과태료 1억7700만 원을 부과했다.
신 과장은 "올해도 시장의 혁신과 경쟁 생태계가 촉진될 수 있도록 신속하면서도 면밀한 기업결합 심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기업결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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