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지배구조 리스크 날렸다… 지주사 주가 강세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4 18:14

수정 2026.02.04 18:14

최대주주 이익 위한 합병 차단
순자산 디스카운트 요인 해소
SK 이틀째 상승…CJ는 신고가
지배구조 리스크 날렸다… 지주사 주가 강세
합병과 자회사 상장을 둘러싼 규제 환경이 급변하면서 국내 지주회사 주가가 구조적 재평가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합병시 공정가액 산정 의무화와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시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 장치가 동시에 강화되면서, 그동안 지주사 주가를 짓눌러왔던 지배구조 리스크가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16% 오른 33만1000원에 거래되며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SK 주가는 지난달 30일 장중 33만9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다른 지주사들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같은 날 LS는 8.12% 급등했고, 한화도 4.60% 상승했다. CJ 역시 지난 2일 장중 22만55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주사 전반으로 정책 수혜 기대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합병 및 자회사 상장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개정이 본격화되면서, 최대주주 이익 극대화만을 위한 계열회사 합병이나 중복상장은 향후 사실상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의 순자산가치(NAV) 디스카운트가 축소되고, 자회사 가치가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는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합병 비율 산출 과정에서 단순 시가가 아닌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반영한 공정가액 산정이 의무화되고, 이사의 책임 부담까지 확대되면서 일반 주주에게 불리한 지배구조 개편은 점차 사라질 것"이라며 "지주사에 구조적으로 적용돼 왔던 할인 요인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정책 변화는 실제 기업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규모 기업집단 내 계열회사 간 합병 건수는 2023년 약 221건에서 2024년 169건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합병 과정에서 일반주주 반발과 법적 책임 리스크가 커지면서, 무리한 구조 개편을 자제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자회사 상장을 둘러싼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공모주를 우선 배정하는 방안이 입법 논의에 올라 있으며, 이는 단순히 물적분할 사례에 국한되지 않고 대규모 기업집단 전반의 중복상장 이슈를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해외 사례 역시 지주사 재평가 논리를 뒷받침한다.
일본 증시는 모회사와 자회사 동시상장 구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이후 상장 자회사 수가 2018년 313개에서 2025년 215개로 지속 감소했다. 구조 개편을 단행한 히타치의 경우 상장 자회사를 대부분 정리한 뒤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하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박 연구원은 "합병과 상장을 통한 지배주주 이익 극대화 전략이 차단되면서 지주회사 구조에서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지배구조 디스카운트가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이라며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지주회사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