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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하는 장년·쉬는 청년 고착, 일자리 파이 키워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4 18:39

수정 2026.02.04 18:39

55~65세 고용률 70%선 처음 돌파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정착돼야
장년층의 고용률이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청년 고용률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일자리정보 게시판. /사진=뉴스1
장년층의 고용률이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청년 고용률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일자리정보 게시판. /사진=뉴스1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55~65세 장년층의 고용률이 사상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고 4일 밝혔다. 장년층 고용률은 2007년만 해도 60%대 초반이었지만 2013~2021년 60%대 중반으로 상승했고 2022년 이후 60%대 후반으로 오르는 등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왔다. 기대수명 연장과 노후소득 부족으로 생계형 취업이 늘어난 데다 장년층을 위한 단시간 일자리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청년층 고용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청년 고용률은 45%로 전년보다 1.1%p 하락했다.

특히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30대가 30만9000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실업률이 2.8%로 양호해 보이지만 세대별 상황을 감안한 노동시장 내부의 활력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장년층과 청년층의 고용률이 정반대 흐름을 보이는 것은 현재 노동시장의 구조가 청년에게 특히 불리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즉시 투입 가능한 경력직과 숙련인력을 선호하며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있다. 여기에 경기둔화와 자동화로 양질의 일자리 자체도 감소했다. 대기업의 신입 채용 축소는 청년들의 취업 준비기간을 길게 만들고, 노동시장 진입을 늦추고 있다. 교육과 산업 수요 간 미스매치, 수도권 쏠림현상까지 겹치면서 제한된 일자리를 두고 청년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 같은 세대 간 고용격차가 고착되면 그 부담은 사회 전체로 확산된다. 청년들은 경력 형성과 자산축적의 기회를 놓치고, 이는 결혼·출산 감소와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경제 성장동력을 약화시킨다. 장년층 역시 안정적 일자리를 얻지 못한 채 저임금·단시간 노동에 머물게 된다. 세대 간 기술과 경험의 전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역량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가 경기둔화와 산업구조 전환, 자동화와 휴머노이드 로봇 확산이라는 복합위기에 직면해 있다. 전통적인 제조·서비스 일자리는 빠르게 사라지고,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소수의 고숙련인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생산성은 높아지지만 고용과 소득이 고르게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이미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 대책은 공공기관 채용 확대 같은 단편적 처방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방식만으로는 한정된 일자리를 나누는 데 그칠 뿐 노동시장 전체의 활력을 되살리기 어렵다. 필요한 것은 세대가 서로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구조로의 전환이다.


신산업과 첨단기술 분야에서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창출하고,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를 정착시켜 고용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청년 채용 확대와 장년층 재교육·전환훈련을 병행하는 종합적인 일자리 혁신도 필요하다.
일자리의 '파이'를 키우는 구조개혁만이 세대갈등을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고용을 만들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