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의 인공지능(AI)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들이 4일(현지시간) 급락했다.
전날 장 마감 뒤 AMD의 깜짝 분기 실적과 전망이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서 주가가 폭락한 데 따른 것이다.
“한 치의 어긋남도 없어야 한다”는 ‘완벽함의 덫’에 걸린 AI 관련주들이 AMD 폭락세 속에서 동반 하락했다.
깜짝 실적에 구멍이 있었다
AMD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압도적이었다.
매출은 102억70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53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분기 매출 전망도 기대 이상이었다. 시장 예상치 94억달러를 웃도는 98억달러를 전망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실망했다.
우선 이번 분기 매출 예상치가 전분기 대비 4.6% 감소한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감안할 때 매출 성장세가 둔화된다고 해도 실망스러울 판에 매출이 아예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은 악재가 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성장의 질에도 문제가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4분기 매출 가운데 약 3억9000만달러는 중국 수출용 MI308의 일회성 매출이었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주목했다. 미 정부의 수출 규제가 일시적으로 풀리면서 한꺼번에 대규모 수출 물량이 매출에 반영됐고, 이 때문에 매출이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AMD는 이번 분기 MI308 매출을 4분의 1 수준인 1억달러로 전망했다.
AI 동반 급락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가 CNBC에 자사 칩 수요는 매우 강력하다면서 올 하반기 새 AI 시스템 ‘헬리오스’ 출하가 흐름을 바꿀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은 더 가파르게 늘었다.
수 CEO 발언 직전 10% 초반대였던 낙폭이 그의 발언 뒤에는 17%대로 확대됐다.
AI 관련주들은 동반 급락했다.
엔비디아와 AMD 등에 AI용 메모리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칩을 공급하는 마이크론은 오후 들어 전장 대비 40.04달러(9.55%) 폭락한 379.40달러로 추락했다.
맞춤형 AI 칩으로 엔비디아의 틈새를 노리는 브로드컴은 12.28달러(3.83%) 하락한 308.05달러, AI 대장주 엔비디아는 6.15달러(3.41%) 급락한 174.19달러로 미끄러졌다.
전날 폭등했던 AI 솔루션 핵심주 팔란티어는 18.34달러(11.62%) 폭락한 139.54달러, 알파벳도 7.36달러(2.16%) 내린 333.34달러로 마감했다.
AI를 중심으로 스페이스X, xAI, 테슬라가 한 지붕 아래 엮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테슬라는 15.95달러(3.78%) 하락한 406.01달러로 뒷걸음쳤다.
AI에 대한 높은 기대감으로 AI 관련주 주가는 ‘완벽함’이라는 시나리오를 토대로 형성된 터라 이런 완벽함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흐름이 나오면 주가가 된서리를 맞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AI에 대한 기대를 넘어서 이제는 “돈을 보여달라(Show me the money”는 시장 요구 앞에 AI 관련주들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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