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든 ‘가상 모델’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유통 업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 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패션모델 즈엉 투이 린이 실제 인물이 아닌 AI 가상 캐릭터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하노이 거주자 꽝동 씨(23)는 생성형 AI 도구와 영상 생성 AI 등을 조합해 이 가상 모델을 개발했다. 동양적인 이목구비와 하얀 피부, 부잣집 딸 스타일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현해 타깃층 취향을 공략했다는 평가다.
꽝동씨는 과거 의류 판매장을 운영하며 모델 섭외 비용과 불확실한 마케팅 효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AI 모델 도입 첫 달에만 3억동(약 16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많은 시간이 걸리던 콘텐츠 제작 시간이 현재는 5~10분으로 단축돼 하루 15~20개의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찌민 마케팅 전문가 응우옌 타인 남 씨(31)도 AI를 단순 이미지 생성을 넘어 제품 후기 작성자로 훈련해 수익을 내고 있다.
그는 “단순히 예쁜 얼굴이 아니라 미세한 표정 변화와 입 모양 등 ‘영혼’을 불어넣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남씨는 건당 100만~500만동(약 5만~27만원)의 광고 제작 수익을 올리고 있다.
AI 가상 모델 제작법을 가르치는 코칭 서비스와 대행업 등 새로운 생태계도 형성됐다. 하노이 AI 강사 두이씨는 “올해 1월에만 150명의 수강생이 몰리는 등 전월 대비 수요가 2배 이상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20~40대 쇼핑몰 운영자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찾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 모델 확산에 따른 우려도 나온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실물과 괴리가 있는 ‘낚시성 광고’ 경계심이 높아졌다. 실제 제품 재질이나 모양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간 라이브 방송이나 무보정 영상을 요구하는 사례도 늘었다.
한 전문가는 “베트남은 창의적 생성형 AI 응용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타인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학습시키는 윤리적 위험과 저작권 침해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콘텐츠에 ‘AI 생성물’임을 의무적으로 표기하는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AI가 단순 반복적인 모델 업무의 70%가량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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