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대기 자금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들어 20% 넘게 급등하며 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결과다. 공매도 물량이 유입되면 작은 악재에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반도체 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있다.
대차거래 잔액 141조 사상 최대
5일 금융투자협회 집계 결과 3일 기준 국내 증시 대차거래 잔액은 141조99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차거래 잔액 증가는 주가의 급격한 하락 반전을 우려하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신호다. 코스피지수가 연초 4200선에서 한 달 만에 1000포인트 넘게 상승한 만큼 하락 반전 위험도 커졌기 때문이다. 대차거래에 기반한 공매도는 잠재 손실을 축소하거나 주가 하락 시 수익을 내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순보유 잔액도 지난달 29일 14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공매도 순보유 잔액은 투자자가 특정 종목을 빌려서 매도한 뒤 갚지 않고 보유 중인 물량이다. 코스닥시장 공매도 순보유 잔액 역시 지난달 26일 이후 7조원을 넘어섰다.
공매도는 주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한국거래소는 3일 현대로템을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SNT에너지, 코스모신소재 등이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과열종목 명단에 포함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실리콘투, HPSP, KT나스미디어, 데브시스터즈, 메가스터디교육 등이 과열종목이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규모가 최근 급증하고 있지만,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주는 주가 하락 위험이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하닉 팔아치우는 외국인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한국거래소 집계 결과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지난 3거래일 순매도 금액은 각각 2조7190억원, 1조2360억원이다. SK하이닉스 최대주주인 SK스퀘어도 순매도 3위(-3290억원)를 기록했다. 반도체 후공정 장비 전문기업인 한미반도체(-1290억원)도 순매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연초 상승세를 보이던 현대차는 순매도 4위(-2290억원)였다.
외국인이 이달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두산에너빌리티(4210억원)다. 대한전선(4위·1060억원)에도 매수세가 몰렸다. 한·미 원전 협력 프로젝트 ‘마누가’(MANUGA·미국 원전을 다시 위대하게)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방위비 증가 추세에 따라 현대로템(2위·1130억원)과 한화시스템(5위·1060억원)도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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