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미국-러시아 핵군축 조약 5일 만료, 러 "더 이상 의무 없다"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5 08:03

수정 2026.02.05 08:02

미국-러시아 핵탄두 숫자 제한하는 뉴스타트 조약 5일 만료
美, 지난해 러시아의 1년 연장 제안 거절
러시아 "더 이상 의무에 속박되지 않는다"
美, 中 포함한 새로운 다자간 핵군축 원해
中은 핵군축 요구 거부
지난 2021년 2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반데버그 공군 기지에서 탄두가 장착되지 않은 '미니트맨 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시험 발사되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 2021년 2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반데버그 공군 기지에서 탄두가 장착되지 않은 '미니트맨 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시험 발사되고 있다.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수년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이가 얼어붙은 미국과 러시아의 유일한 핵무기 군축 협정이 5일(현지시간) 만료될 예정이다. 러시아는 더 이상 군축 의무가 없다고 강조했으며 미국 측은 중국이 빠진 핵군축이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5일 러시아와 미국 간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 시한이 마침내 종료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뉴스타트 당사국들이 핵심 조항을 포함한 조약 맥락 속에서 더는 어떠한 의무나 대칭적 선언에 구속되지 않으며 원칙적으로 다음 조치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고 가정한다"고 선언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군사정책과 전략적 분야의 전반적 상황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기반으로 전략적 공격 무기 분야 정책을 개발하며 책임감 있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행동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국가 안보에 대한 잠재적인 추가 위협에 맞서 단호한 군사기술 조처를 할 준비가 여전히 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는 협력을 위한 적절한 조건이 맞으면 평등하고 호혜적인 대화에 기반해 전략적 상황을 포괄적으로 안정화하는 정치외교적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2010년 4월 8일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양국의 핵무기 숫자로 제한하는 뉴스타트를 체결했다. 해당 협정은 이듬해 2월 5일 발효됐고 2021년 2월에는 일회성으로 5년간 연장됐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배치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를 총 1550개로 제한하는 협정이다. 핵탄두 운반체인 ICBM·SLBM과 전략폭격기 배치는 700개, ICBM 발사대와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전략폭격기는 배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총 800개까지다. 양국간 정보 공유와 사찰도 시행하도록 했다.

2022년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2023년 2월 미국의 러시아 정책에 반발하며 뉴스타트 중단을 선언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2일에 뉴스타트 1년 연장을 제안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협정이) 만료되면 만료되는 거고, 우리는 더 나은 합의를 할 것"이라며 "아마도 두세 나라가 더 관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을 겨냥한 다자 협상 구상을 언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미국의 핵무기 수준은 전혀 같지 않으며, 현 단계에서 중국에 핵 군축 협상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4일 기자회견에서 "21세기의 진정한 군비 통제를 위해서는, 거대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핵 비축량을 가진 중국을 포함하는 게 아니라면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통령의 분명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