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제약·알테오젠·HLB 잇단 체제 개편
오너 리스크 분리·R&D 전문성 강화로 신뢰 높여
오너 리스크 분리·R&D 전문성 강화로 신뢰 높여
5일 업계에 따르면 명인제약은 창업주 이행명 회장 단독 경영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코스피 상장 과정에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공언했던 명인제약은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이관순 전 한미약품 부회장과 차봉권 영업 총괄관리 사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할 예정이다.
두 인물 모두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전문가로 평가된다.
간암 신약 개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에서 고배를 마셔온 HLB도 전문경영인을 전면 배치했다. 김홍철 HLB이노베이션 대표는 미국에서 CAR-T 치료제를 개발 중인 자회사 베리스모 지원을 통해 글로벌 R&D 역량을 강화한 인물로 평가된다. HLB는 해당 인사 단행 이후 약 두 달 만에 간암 신약 허가를 재신청하며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바이오 플랫폼 기업 알테오젠 역시 창업주 박순재 대표의 단독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로 전환했다. 전태연 신임 대표는 2020년 합류 이후 사업개발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총괄하며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반 기술이전 계약을 주도해왔다. 실제 알테오젠은 전 대표 선임 한 달 만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자회사에 피하주사(SC) 기술 ‘ALT-B4’를 기술이전하는 성과를 냈다. 회사는 향후 ALT-B4 추가 수출과 함께 장기지속형 플랫폼을 활용한 비만치료제 개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이동하는 배경에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제네릭(복제약) 중심의 안정적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대규모 자금과 장기 투자가 필요한 신약 개발 중심 구조로 옮겨가면서 연구·개발을 이해하는 경영자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전문경영인 체제는 투자자와 글로벌 파트너 입장에서 지배구조 리스크를 낮추는 장치로 작용한다. 그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오너 개인의 사적 리스크나 의사결정 논란이 기업 가치와 파이프라인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를 반복해왔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면 이러한 리스크를 분리해 관리할 수 있고, 글로벌 기술수출 협상에서도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머크(MSD) 등 글로벌 빅파마는 일찍부터 가족 경영을 벗어나 전문경영인 체제를 정착시키며 연구개발 중심의 글로벌 제약산업을 주도해왔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제네릭에서 신약으로, 오너 중심에서 전문경영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전환의 기점에 놓여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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