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집단민원에 멈춘 산복도로 버스…고령 주민 불편 커지자 의견수렴 나서

백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5 14:47

수정 2026.02.05 14:47

서구, 지난달 29일부터 15일간 설문조사 진행
결과 토대로 버스 관리 권한 가진 중구가 결정
신축 아파트 입주민의 집단 민원으로 특정 시간 운행을 멈춘 경남고교~덕산아파트 일대 도로의 최근 모습. 백창훈 기자
신축 아파트 입주민의 집단 민원으로 특정 시간 운행을 멈춘 경남고교~덕산아파트 일대 도로의 최근 모습. 백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부산 서구 신축아파트 입주민의 집단 민원 제기로 수년째 마을버스가 특정 시간 산복도로를 달리지 못하자 구가 주민 의견수렴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5일 서구에 따르면 구는 중구 1번 마을버스 노선 조정을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15일간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설문조사의 주 내용은 저녁 시간대 서구 동대신동의 경남고교와 덕산아파트 일대 운행 여부다.

앞서 중구 1번 마을버스는 2022년부터 4년째 단축 운행 중이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오후 7시~밤 10시에는 2020년 준공한 신축 아파트인 동대신동 브라운스톤 하이포레 인근의 경남고교와 덕산아파트 일대를 달리지 않고 있다.



이 마을버스는 오전 6시부터 밤 11시30분까지 서구 충무동교차로~동대신역 등 서구와 중구지역에 걸쳐 운행했다. 운행 대수는 6대로 배차 간격은 10분이다. 하루 150여 명이 탑승할 정도로 주민이 많이 이용했다. 특히 고지대에 위치한 산복도로를 달려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의 만족도가 높았다.

그런데 신축 아파트 입주민의 집단 민원으로 마을버스가 단축 운행을 하게 됐다. 2021년 아파트 입주민 467명은 마을버스로 인한 심각한 사생활 침해와 소음 문제를 겪고 있다고 서구에 민원을 제기했다. 밤샘 근무 등으로 취침 환경에 예민한데 버스 소음으로 깊은 잠에 들기 어렵다거나 아파트와 도로 사이가 가까워 승객이 거실 등 내부를 훤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불편하다는 게 민원의 주 내용이었다.

실제로 한 아파트 입주민은 "거실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바깥에서 달리던 마을버스 승객과 눈이라도 마주칠 때엔 내가 ‘우리 안에 있는 동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처참한 기분이 든다"고 하소연 했다.

이에 이듬해 서구와 중구는 주민 공청회를 연 뒤 특정 시간 일부 노선을 단축하기로 했다. 민원 발생 지역은 서구이지만, 중구 1번 마을버스 관리 권한은 중구가 가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남고교와 덕산아파트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은 불만이 많았다. 거주지가 고지대에 있는 만큼 도보로 이동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중 노인의 비중이 높아 불편이 더 컸다.

더불어 구가 신축 아파트 입주민의 민원만 들어준다는 지적이 커지자 결국 주민 의견수렴에 나섰다. 구는 설문조사가 끝나는 대로 해당 마을버스를 관리하는 중구에 그 결과를 제출할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우리 구가 서구에 요청하면서 진행하게 됐다"며 "단축 운행을 폐지하자는 의견이 더 많으면 관계기관과 검토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huni@fnnews.com 백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