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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경쟁 격화…정부, 공급망 다변화·민간 투자 지원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5 15:37

수정 2026.02.05 15:23

희토류 경쟁 격화…정부, 공급망 다변화·민간 투자 지원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적으로 희토류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해외 확보처 다각화와 민간 투자 리스크 분담에 직접 나서며 희토류 공급망 대응 수위를 끌어올렸다. 개발부터 가공·재활용까지 전주기 공급망을 관리하는 동시에 정부가 민간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투자 부담을 떠안아 공급 불안을 구조적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5일 산업통상부는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업스트림(자원개발)·미드스트림(정제·가공)·다운스트림(활용·재자원화) 전 단계에 걸친 대응 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상시화되는 상황에서 희토류를 핵심 광물로 관리하고, 정부 차원의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우선 단기 수급 위기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희토류 17종 전체를 핵심광물로 지정하고 통상 협력 채널을 다각화해 주요국과의 협력을 확대한다.

특히 이번 대책에는 희토류를 둘러싼 국제 질서 변화에 대한 정부의 인식도 반영됐다. 미국은 핵심 광물 분야에서 동맹국 중심의 공급망 협력 강화를 내세우며 이니셔티브를 통해 블록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희토류 생산·정제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존재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역시 중국산 희토류가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수급 차질이나 비상 상황에 대비해 대체 가능한 공급선을 점진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 시장을 단번에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수급선을 다변화하기 위한 추가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유사시 활용 가능한 대체 선택지를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판단 아래 정부는 해외 희토류 개발·가공 프로젝트에 대한 공적 지원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해외자원개발 융자 예산을 지난해보다 285억원 늘린 675억원으로 편성하고, 융자 지원 비율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한다. 탐사 실패 시 융자금 감면율 역시 현행 80%에서 90%로 확대해 해외 자원개발 초기 단계의 투자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대책에서는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역할 재개가 핵심으로 꼽힌다. 공단은 과거 해외 자원개발 실패 이후 직접 투자가 제한돼 왔지만, 정부는 국회와 협의를 거쳐 공단법을 개정해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종합관리 기능을 부여할 계획이다.

공단이 정부 간 협력 채널을 가동하고 사업 전반을 관리함으로써,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해외 자원개발 리스크를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로 꼽히는 베트남 등은 자원 잠재력은 크지만 정치·제도적 불확실성이 높아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공단이 전면에 나서 이러한 '국가 리스크'가 존재하는 지역의 프로젝트를 종합 관리하고, 민간 기업이 보다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희토류 생산 내재화를 위한 국내 투자도 확대한다. 국내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보조와 함께 관련 규제를 합리화해 정제·가공 및 재자원화 산업생태계를 활성화한다. 사용 후 제품에서 희토류를 회수·재활용하는 체계를 고도화해 국내에서 순환되는 물량을 늘리는 것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연구개발(R&D) 지원도 강화된다. 정부는 희토류 대체·저감·재자원화 기술을 포함한 R&D 로드맵을 수립하고, 산업기술혁신펀드 내에 약 2500억원 규모의 '희토류 R&D 펀드'를 신규로 조성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우리나라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이 발달해 있지만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소비국으로서 공급망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국가 경쟁력은 산업자원 안보에 달려 있는 만큼, 안정적인 희토류 공급망 관리를 위해 민관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