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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조 손실 우려 속… 구글 지도 반출 서류제출 촉각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5 18:30

수정 2026.02.05 18:30

정부 요청 보완 자료 시한 마감
국내 산학계 반대 목소리 증폭
美 통상압박 등 부담요인 숙제
구글, 애플 등 해외 빅테크 업체들의 고정밀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요구를 두고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이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산학계에서는 지도 반출시 최대 수백조의 비용 손실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관련 논의가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구글측에 요청한 1대 5000 축척의 고정밀지도 반출 보완 서류 제출 시한이 이날 마감됐다. 정부는 '측량 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를 다시 열어 반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5월과 8월에 이어 11월까지 구글의 지도 반출 요구를 세 번 미루고 이날까지 보완 서류 제출을 요청했다.

당시 구글은 정부의 반출 조건인 민감시설 보안 처리와 좌표 표시 제한은 수용하겠다고 표명했지만, 해당 내용이 포함된 신청서는 추가로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조건인 국내 데이터센터 운영 여부에는 난색을 표해온 바 있다.

국외지도반출협의체는 최근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구한 미국 구글과 애플 본사를 직접 방문하는 등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현지 실사를 통해 기업들의 데이터 보안 및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지도 반출 승인 여부에 대한 명분을 쌓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애플 측은 국내에서 운영 중이라던 데이터센터의 실체를 명확히 증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애플이 국내 데이터센터에서 운용하겠다는 입장과 배치되는 것. 이러한 상황에 애플 측에 대해서만 고정밀 지도 반출을 허용한다는 추측이 나오자 국토교통부는 전날 해명자료를 내고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의 관세 재인상 등 통상 압박이라는 외부 요인도 정부에게 부담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한국의 지도 데이터 반출 규제를 대표적인 '디지털 비관세 장벽'으로 지목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정부는 지도 반출 문제 등 디지털 규제는 통상 이슈와는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한미 관계와 분쟁 가능성을 고려할 때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토지리정보원장 등 중요 구성원들이 공석이라는 점도 정책 결정의 동력을 떨어뜨리는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산학계는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고정밀지도가 반출될 경우 국내 공간정보 산업 생태계가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지난 3일 대한공간정보학회는 산학협력 포럼을 열고 지도 데이터 반출 시 국내 공간정보 산업이 입을 손해액이 향후 10년간 약 197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