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도 포함한 전단계 대응책
미국, 中 통제 대비 55개국과 협력
미국, 中 통제 대비 55개국과 협력
정부가 5일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희토류를 핵심광물로 관리하고 자원개발, 정제·가공, 활용·재자원화 전 단계에 걸친 희토류 대응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종합대책은 오히려 늦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희토류가 왜 이제 핵심광물로 지정됐는지도 의아하다.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면서 외교의 무기로 활용한 지가 벌써 오래다.
어쨌든 정부가 늦게나마 더 포괄적인 대책을 내놓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희토류는 우리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석유만큼 중요하다. 스마트폰부터 전기차·풍력 터빈·전투기에 이르기까지 첨단산업 전반에 쓰인다. 조달이 어려워지거나 가격이 뛰면 오일쇼크보다 더한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앞으로 중국 등 생산국들이 어떤 통제를 해도 국내 영향이 최소한에 그치도록 확실한 대응책을 세워놓고 있어야 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희토류를 우리 스스로 얻기 위한 자원개발에 나서겠다는 점이다. 희토류는 중국이 전 세계 생산의 69.2%, 정제·가공의 92.3%를 점유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중국 외의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야 한다. 희토류 매장량 기준 세계 2·3위인 베트남과 브라질은 물론 생산량에서 중국·미국 다음의 3위인 미얀마, 희토류 정제 강자로 떠오른 말레이시아가 있다.
이 나라들은 이미 미중 공급망 전쟁의 타깃이 되어 있다. 우리도 지금부터라도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보폭을 넓혀 아프리카까지 협력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선점이 필요하다. 자칫 경쟁에서 뒤처지면 그 후에는 손쓸 방법이 없다. 자원개발은 이명박 정부 이후 거의 손을 놓고 있는 분야다. 마냥 구경만 하고 있을 계제가 아니다.
마침 미국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각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핵심광물 무역블록'을 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 호주, 인도, 일본 등 총 54개국 대표단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관계자들이 자리를 같이했다. 말할 것도 없이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해 미국이 국제적 공급망 협력체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미국은 '포지(FORGE) 이니셔티브'로 이름 지은 이 무역블록의 의장국을 오는 6월까지 한국이 맡는다고 밝혔다. 우리로서는 국제적 발언권을 행사할 좋은 기회다. 무역블록에 다수의 국가가 서명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아직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절차가 필요하겠지만 서명을 미룰 일은 아니다. 혹여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미루고 있다면 더욱 안 될 일이다. 안보 문제도 아닌데, 양다리 걸친다고 나쁜 것이 아니다. 중국과도 협력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협의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실용적 전략이다.
덧붙여 희토류처럼 중국이 많은 부분을 점유한 제2의 희토류 광물도 관리해야 한다. 원소 118종 가운데 적어도 30종은 중국의 생산 점유율이 절반을 넘는다는 보도가 있다. 우선순위를 따져 산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광물의 공급망을 미리 확보해 둬야 할 것이다. 문제가 터진 뒤에 사후약방문 격 대책을 세우느라 부산 떠는 일은 없어야 한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